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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옮길 수도 없고, 라이선스도 못받는다"

한인 도매상가 발전에 직격탄
건물주도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

도라빌 소재 의류 도매업체인 에스앤케이(S&K) 엔터프라이즈. 파인트리 상가 안쪽 깊숙히 위치한 이 업체는 최근 새로운 상가로의 이전을 포기했다. 도라빌시의 새로운 조닝(Zoning) 조례때문이다.

이 업체가 이전할 예정이었던 상가는 뷰포드 하이웨이 선상의 '플라자 원'이다. 고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상가는 도라빌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한 조례에 따라 C1구역으로 정해져 도매업체가 입점할 수 없게 됐다. 조닝 조례에 따르면 '준상업지역'과 '일반 상업지역'을 뜻하는 C-1과 C-2 구역은 도매업체의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에스앤케이 엔터프라이즈 김정엽 대표는 "지난 12년간 도라빌시에서 의류 도매업을 해왔는데 도라빌시가 만든 조닝조례 때문에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이전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도라빌시 자체가 도매업 때문에 성장했는데 왜 도매업체들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의 말대로 애틀랜타의 한인타운이었던 도라빌시는 도매업으로 성장한 도시다. 중심 도로인 뷰포드 하이웨이를 끼고 양 옆으로 의류, 잡화, 뷰티서플라이 업체 등을 중심으로 폭넓은 한인 도소매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애틀랜타를 관통하는 85번 고속도로와 동, 서를 잇는 285번 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에 있어 동남부 지역의 많은 도시로부터 도라빌을 찾고 있다.

하지만 새 조닝조례에 따라 기존 도매업체들은 뷰포드 선상의 상가로 옮길 수 없고, 또 신규 도매업체가 라이선스를 받는 것도 불가능해 도매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한인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 당국, 도매업계 이해 외면= 빈야드 인베스트먼트의 켈리 김 대표는 "도라빌 시에서만 10여년이 넘게 부동산 중개를 해왔다"며 "새 조닝 조례는 결국 뷰포드 선상내에 도매업체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도라빌내 도매업체들은 대부분 뷰포드하이웨이 안쪽에서 도로 인근 상가로 나오려고 하는 상황. 하지만 최근 K트레이딩 업체와 P의류업체 등도 새 조례때문에 이전 추진을 중단한 상태다. 그는 "많은 소매업이 북상했지만, 도매가 있어야 소매도 할 수 있다"며 "도라빌 시는 도매업이 중심으로 남아야 시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도라빌시 관계자들과 업계와의 의사소통이 부족한 것도 이번 조례시행의 문제점 중 하나"라고 보았다.

인근 오클리프로드 선상에서 잡화도매를 하고 있는 한 한인업체 관계자는 "판매세를 내지않는 도매업 특성상 세수부족 때문에 시가 이런 조례를 추진했을 것"이라며 "한인들이 도매업을 통해 시를 발전시켜 놓고, 피해는 한인들이 다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주 상권에도 악영향= C-1과 C-2구역내 도매업 진출이 금지되면서 건물주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기침체로 비즈니스가 어려워지면서 소매업 테넌트를 구하기 어려운데다 그나마 상권이 형성돼 있는 도매업의 입점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도라빌시에만 5곳의 상가를 소유하고 있는 할펀(Halpern) 엔터프라이즈의 잭 할펀 회장은 "새 조례는 시의 발전 과정을 무시하고 시 전체를 다시 계획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도매업 진출이 어려워지면 지금 경기상황에서 상가건물의 공실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안좋은데다 공실률까지 높아지면 자산 가치는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며 "이번 조례 개정은 시 발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감안하지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도라빌시의 도매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면서 타주로의 파급효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에서 쥬얼리를 취급하는 GK컬렉션 제프리 오 대표는 "10년째 도라빌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며 "도매상권이 위축되면 제품 공급계획도 재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애틀랜타, 특히 도라빌시는 동남부 전체를 잇는 대형 도매상권"이라며 "뉴욕을 비롯한 타도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류도매업체인 에스앤케이에서 한 직원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이 업체는 새 조닝 조례때문에 매장 이전을 포기했다.


권순우 기자 david0602@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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