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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한인 코로나 극복기...“오한에 발열…코막힘에 미각 잃어”

8일 확진 판정 후 자가격리
해열제 먹고 환기 자주하고
옷 폐기, 일회용 식기 사용
“신속한 검진이 완치 비결,
주변의 위로가 큰 힘 됐다”

조지아주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월 29일 이후 59일이 지났다. 27일 오후 5시 44분 주 공중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12만7169건의 검사를 진행했고 총 2만4208건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정부도, 의료진도, 주민들도 모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가장 힘든 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본인과 가족들이다.

존스크릭에 사는 한인 A씨도 그 중 한명이다. A씨의 아내(53)는 지난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처음 코로나19 관련 증세가 나타날 때부터 코로나19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기까지 모든 시간을 함께한 A씨가 27일 경험담을 본지에 털어놨다.

A씨의 아내는 직장인으로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한다. 지난 7일 밤, 잠을 자던 중 아내의 몸이 갑자기 떨리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A씨는 “평소라면 감기라고 생각했을 텐데,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조지아텍 검사소가 하루 1000명까지 검사할 수 있고, 검사 결과도 30분이면 알 수 있다는 말에 웹사이트에서 예약해 당일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 부부는 다음 날인 8일 조지아텍 미드타운 캠퍼스 주차장에 있는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검진소를 방문했다. 예약은 미리 웹사이트(https://www.cvs.com/minuteclinic/covid-19-testing)에서 했다. 코로나19 관련 증상과 질문 몇 가지에 답하고 원하는 검사 시간과 장소(A~E)를 고르면 된다.



검사 절차는 간단했다. 검진소 입구에서 인터넷 예약 내용(이메일 또는 문자)과 조지아 신분증(ID)을 제시한 후 담당자의 안내에 따랐다. 창문을 살짝 열어 직원이 건네주는 면봉을 양쪽 콧구멍에 찔러 긁어 채취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주차장에서 기다리면 30분 이내에 양성일 경우 전화로, 음성일 경우 직원이 직접 찾아와 알려준다.

A씨의 아내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혹시나 해서 받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정말 깜짝 놀랐다”면서 “검진소 직원은 아내에게 집에서 격리하며 지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 부부는 곧장 직장에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고, 집을 격리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었다. 매스터 베드룸의 A씨 물건을 모두 빼서 다른 곳에 옮겨 놓고, A씨와 자녀 둘의 14일간의 격리 생활이 시작됐다.

가족들은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주기적으로 집을 환기했다. A씨는 아내의 식사를 문 앞에 가져다줬다.

아내는 코가 막히고 목이 부었다. 열은 첫날 이후 다행히 내렸다. A씨는 “코가 막히니 음식 맛을 못 느꼈지만 제때제때 식사를 챙겨줬다”면서 “식기는 일회용품을 사용했고 옷, 집기류도 모두 폐기했다”고 전했다.

7일 정도 지나자 아내의 증세가 나아지기 시작했다. 방에서 운동도 하고 드라마, 영화 프로그램을 봤다.

A씨 부부는 처음부터 확진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 그러자 아내의 14일 자가격리 생활이 외롭지 않게 가족, 친구, 교회의 지인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A씨는 “갑자기 방안에서 2주 동안 혼자 있으라고 하면 따분하고 우울해져 스트레스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는데 매일 저녁 교회 목사님, 교인들, 직장 동료들이 연락을 해줘 힘과 용기가 생겼고 감사히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A씨 가족의 주치의는 매일 아침 전화로 아내의 상태를 체크했고, 이에 가족과 환자는 안심할 수 있었다. A씨는 “초기의 빠른 대처와 환자 본인, 가족, 지인, 병원이 함께 힘을 합친 덕분에 잘 해결했다”면서 “응원의 전화와 격려로 오히려 건강했을 때보다 더 바쁘게 보낸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그렇게 격리 생활을 한 지 18일 만인 지난 25일, A씨 가족은 다시 조지아텍 검진소를 방문했다. 결과는 모두 음성. 아내는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안 뒤 아무도 감염시키지 않고 무사히 완치했다.

아내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된 걸까. ‘복기’를 거듭한 A씨 부부는 마스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씨는 “업무 특성 상 손님을 마주하고 일해야 하는 직원들은 코로나19 위협에 언제든 방치돼 있다”면서 “마스크는 남을 위한 배려”라고 전했다.

A씨 가족은 전보다 청소도, 소독도 자주, 열심히 하고 있다. 아내는 3주간의 유급 휴가를 끝으로 28일 출근을 시작한다. A씨는 “조지아는 무료로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의심이 간다면 꼭 검사받으시길 바란다”면서 “나와 내 가족, 지역사회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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