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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감당 못해 돌아갑니다”

고환율ㆍ경기 침체로 유학포기 급증

저렴한 학교 찾아 편입도

“알바(아르바이트)를 뛴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더 이상 부모님께 의존만 할 수도 없어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달러당 1,400원을 넘는 고환율이 계속되면서 환율의 안정을 바라며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을 이어가던 한국 학생들의 유학포기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6일 연속 상승하며 1,450원을 넘어선 상태.

한국의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학비조달이 힘들어진 유학생들에게 고환율은 귀국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학교의 정식코스가 아닌 어학연수를 받던 학생들 사이에서 이 같은 귀국분위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정식코스를 밟던 학생들의 경우에는 잠시동안 휴학을 하는 등의 방법이 있지만 어학연수는 말 그대로 유학포기 외에는 별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시카고에서 어학연수 중인 20대 초반의 이 모씨도 최근 유학포기를 결정하고 귀국을 준비 중이다. 이 씨는 최근까지 한 한인업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유학생활을 이어갔지만 한국의 가정형편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결국 미국에서의 대학생활이라는 자신의 꿈을 접었다.

이 씨는 “주변에는 (귀국에 대해) 다른 이유를 댔지만 사실 가정형편이 나빠지고 환율이 계속 올라 학비를 감당할 수가 없었던 것이 진짜 이유”라며 “그래도 부모님 덕분에 짧게라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와 마찬가지로 다음 학기 대학 정식편입을 목표로 어학연수 중이던 김진호(가명)씨도 고민 끝에 유학포기를 결정했다.

그는 “부모님은 끝까지 학업을 이어가라고 하시지만 가정형편을 뻔히 아는데 부모님이 더 이상 무리하시도록 하는 것은 욕심일 뿐이라고 생각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주변에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유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학생활을 이어가기로 결정한 경우에도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비가 저렴한 학교를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학비가 저렴한 학교의 경우에는 어려운 경기에 도리어 학생수가 늘어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 어학원 관계자는 “다른 학교에 비해 학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학비 부담이 큰 대학에서 편입해서 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학비를 줄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유학생들의 유학포기나 저렴한 학교를 찾아 편입하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유학포기를 계속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진호 기자 jhmo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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