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틴, 한류 열풍 뜨겁다” … 젊은이들 모여 K-Pop 연습 ‘몰두’
한식 체험, 언어 교환 등 정기모임 통해 한국 문화 탐구 모임으로 발전 중
다양한 출신지와 직업을 가진 14명의 참가자들이 자리한 이 날 모임은 특정 주최자나 단체의 후원 없이 소셜 네트워크 ‘Meetup’를 통한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친목 도모의 장으로, 주 1회 모임을 실시한다.
지도를 맡은 아드리안 허버드(Adrianne Hubbard) 씨는 “어스틴에 한국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매우 많으며 한달에 한번 다운타운에서 K-pop Night도 열리고 있다”고 알렸다.
허버드 씨는 또 “최근부터는 K-pop을 넘어 한식 체험, 한국 드라마 감상, 언어 교환 등 더욱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을 위한 모임이 조성되기도 한다”고 말해 한국 문화에 대한 미 주류사회의 애정과 관심을 실감케 했다.
허버드 씨는 이어 “어스틴 인근의 샌안토니오, 달라스, 휴스턴 지역에서도 K-pop을 주제로 모임을 갖는 단체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과 꾸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하나의 큰 단체로 뭉쳐 K-pop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기획하고 싶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약속시간에 맞춰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 젊은이들은 서로의 얼굴과 이름도 모르지만 안무 연습 공간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 책상을 밀어 정리하며 서먹한 분위기를 풀어갔다. 이들은 서로 알고 있는 K-pop 곡들을 공유하며 흥얼거리기도 하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빅뱅의 음악을 들으며 교실 한 켠에서 안무를 따라 추는 모습을 보이는 등 평상시에도 얼마나 한국 가요를 즐겨 듣는지 체감케 했다.
매주 보이 그룹과 걸 그룹 안무연습을 3주씩 번갈아 가며 진행되며 이 날 모임은 보이 그룹 안무연습 날로 곡 선정 토론으로 모임이 시작됐다. 방탄소년단, 펜타곤, 엔씨티, 모모랜드, 블랙핑크 등 현재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미국 빌보드 차트에도 이름을 올린 적 있는 K-pop 스타들의 최신 유행 곡들이 줄줄이 후보로 거론돼 K-pop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증명했다.
현재 어스틴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 코디(Kody)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통해 K-pop에 입문했다고 한다. K-pop의 가장 큰 차별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화려한 비주얼”이라 단언한 그는 “뮤직비디오, 칼군무, 무대 구성, 멤버 개개인의 뚜렷한 개성과 포지셔닝, 앨범마다 변화를 시도하는 트렌디한 의상, 메이크업, 헤어 컨셉 등 K-pop은 곡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비주얼 면에서 우수성을 자랑한다”고 전했다.
코디는 K-pop 의 비트감이 신선하고 세련돼 매우 중독성 있어 최근 들어 미국 팝 음악 보다 K-pop을 훨씬 더 즐겨 듣는다며 한국 가요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날 처음 모임에 참석했다는 중국 출신 직장인 여성은 “한국과 중국은 이웃나라이기도 하고, 학창시절에 한류 열풍이 불어 K-pop은 물론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많은 세대를 타고났다”며 한국 문화에 큰 영향을 받았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줬다.
15년전에 방영됐던 드라마 ‘모델’부터 대장금, 풀하우스, 런닝맨, 우리 결혼했어요 등 현재까지 방영중인 프로그램 이름까지 외던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보고 들으며 자란 배경 때문인지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K-pop에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오늘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투표결과에 따라 펜타곤의 ‘Shine’이라는 곡의 커버 댄스를 연습한 허버드 강사와 참가자들은 따라 추기 어려운 안무 동작이 생길 때 마다 한 동작 한 동작 끊어서 안무를 완성시키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반복 연습에 매진했다. 한 여성 참가자는 본인이 익숙한 동작을 쉽게 설명해 주겠다며 강의실 앞으로 자리해 허버드 강사 대신 안무를 지도 하는 열정을 보였다.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된 이 날의 모임은 9시가 넘도록 이어졌으며 모임이 끝난 후엔 다같이 야식으로 한식을 먹으러 회동하는 등 늦은 밤까지 모임을 이어갔다.
‘K -pop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 날 참석자들은 한국 가요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의를 보였으며 한국 문화의 다양한 부분을 알아가고 경험하며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K-pop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갖게 된 한국에 대한 이들의 긍정적인 시각을 통해 K-pop이 단순한 한류의 콘텐츠를 넘어 한국의 문화 확산을 돕고 한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하나의 국가 산업으로 거듭 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 외 한국 문화 교류 행사 및 월례 K-pop Night에 대한 소식은 소셜 네트워크 Meetup(meetup.com/All-Things-Korean/events/past/)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이수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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