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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홍 칼럼]정직이 필요한 세상

그 시절 초등학교때 학교와 가정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던 급훈과 교훈 또는 가훈이 ‘정직’이라는 말이었다.

진실하게 생활하고 거짓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세상이 그만큼 정직하지 않았고, 그만큼 정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권력을 가진 자들이 나약한 시민들을 복종시키기 위한 말로 이용한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도 하게 된다.

미국에서도 ‘정직’이라는 말이 관계의 기본이며 사회 질서를 지키는 근간이라고 하지만 오늘에 와서 정직한 지도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대통령이나 지도자들이 거짓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알고 있으니 어떻게 정직을 가르칠 것인가? 사회에 ‘정직’을 가르칠 어른을 찾기도 어렵다.

오히려 “너나 잘해”라는 손가락질을 당할 판이다. 당신은 정직한가요? 라는 질문에 대부분 양심이 부끄럽다. 혹자는 시대가 정직하지 못하게 한다고 볼멘소리로 항의하지만 스스로 부정직하기를 선택한 것인데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 여하튼 부끄럽다.



매일같이 온갖 거짓말들이 드러나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을 때 책임을 다했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조작이요, 거짓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속이고 기만한 일이다. 이런 정부가 국민에게 세금을 강요하고 충성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정의를 외치며 다른 자들의 비리를 따지며, 신선해 보였던 사람들조차도 추행과 거짓으로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에게도 정직은 버림을 받았다.

이래서 옛날부터 ‘신정(神政)’이라는 말이 나왔나 보다. 사람에게 세상을 맡기는 것은 믿을 수 없기에, 하느님의 능력에 의지하여 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인간에게 정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본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매년 교회에서 믿음의 약속을 갱신하는 서약식을 하는데 이때마다 하는 답이 “주의 도우심으로 내가 그리하겠습니다.”이다. 사실 이 말이 정직한 것이다. 우리는 온전한 양심과 정직함을 지킬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니 그분의 도우심으로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나 자신에 교만하지 말고, 부족하지만 겸손한 마음을 유지해야 비로소 용기가 생긴다. 사실 요즘 종교인에게서도 겸손함과 정직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아마도 정직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또 그러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미 드러난 유명한 사람들중 존경받는 인물이 많지 않은 것이 요즘 세태이다.

과거 법정 스님은 자신의 유명함을 경계하여 때로 홀연히 사라져 토방에서 기도하고 근신하는 일에 몰두하였다. 그의 ‘무소유’ 정신은 사람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로마 가톨릭의 프란시스교종 역시 대단한 권세를 가졌지만 겸손한 삶을 위해 많이 노력하는 분이시다. 세상은 그런 분들을 존경하고, 그런 모습에서 정직에 대한 의미를 알게 해 준다.

사람은 정직해야 한다. 스스로 반성하고 돌이킬 줄 아는 인간의 기본적인 자세가 교육되고 생활에 적용되어야 한다. 엄격한 도덕과 양심을 간과하고 권력과 돈만 가지고 성공을 말하지 말자.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은 무슨 일을 하든지 인간으로서의 정직과 양심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책임을 요구하는 말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정직함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때 의미가 있고, 희망이 있다. ▷문의: 410-818-8213


이완홍 / 메릴랜드 성공회 성요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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