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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가는 DC를 심폐 소생시킨 원더우먼”

원더우먼 06월 02일 17년 개봉

DCEU(DC 확장 유니버스)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영화 ‘원더우먼’이 개봉 첫 주만에 전 세계 2억3000만 달러의 흥행을 이루며, 내놓는 작품마다 고배를 마시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던 DCEU에 희망의 빛을 내려주었다. 이로싸 오는 11월에 나올 ‘저스티스 리그’로 향하는 발걸음은 한층 가벼워졌다.

‘원더우먼’은 1941년 처음 코믹스로 발간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슈퍼 히로인들의 조상격쯤 되는 DC코믹스의 대표 슈퍼 히어로 중 하나이다. 76년 만에 실사 영화로 탄생하게 된 ‘원더우먼’은 이번 솔로 영화에 앞서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강렬하고 화끈한 등장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이번 솔로 영화의 기대감을 높였다.

‘원더우먼’은 영화’몬스터’로 샤를리즈 테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여성 감독 패티 젠킨스가 메가폰을 잡으며 제작 초기부터 여성 감독이 만드는 여성 히어로물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 패티 젠킨스는 사실 ‘몬스터’ 외에는 이렇다 할 작품을 내놓지는 못했고 그렇기에 검증된 감독인지는 물음표가 붙었다.

원더우먼 ‘다이애나’ 역에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익숙한 배우 갤 가돗이 맡았다. 미스 이스라엘 출신 다운 178센티의 큰 키와 각종 무술로 단련된 근육으로 ‘최적’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원더우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녀의 순박하고 천진난만함 그리고 폭력적인 이면 심지어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모습은 러닝타임 내내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극 중 다이애나와 러브신을 비롯한 군 장교로서의 액션으로 돋보이는 케미를 보여주며 영화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스티브 트레버’ 역은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의 ‘제임스 T. 커크’ 역으로 유명한 크리스 파인이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매력적인 연기는 극 전체의 밸런스를 확실하게 잡아주며 존재감을 십분 발휘해 주었다.

영화 ‘원더우먼’은 다이애나의 탄생 배경을 다루는데, 그 기원을 통하여 확실한 캐릭터 구축에 성공했다. 그러므로 내러티브의 개연성이 적절히 살아 숨 쉬며 영화 후반까지 설득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은 원더우먼의 가치관이나 신념이 드러나는 신에서도 충분히 납득을 시켜주며 인과성이 살아있는 작품이 될 수 있었고, ‘로튼 토마토’ 지수 93점과 ‘메타크리틱’ 76점이라는 역대 DCEU 작품들 중 가장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러닝타임 내내 왠지 모를 망작의 향기가 느껴지던 것은 액션 연출의 조악함 때문이었다. 액션신마다 슬로를 남발하는 ‘배트맨 대 슈퍼맨’의 잭 스나이더 표의 연출은 몰입을 방해하고 긴장감을 늘어지게 만들었다. 게다가 식상하고 단순한 패턴의 적의 공격들과 아군 조연들의 역할의 부재는 액션신을 한층 더 가볍게 만들었다. 순수하던 원더우먼이 인간의 이기와 전쟁의 참혹함을 겪으며 성장하고 분노로서 각성하는 장면들은 클리셰로 진부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새로운 것이 없는 액션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영화 ‘원더우먼’은 앞으로 DCEU에서 선보일 수많은 히어로 시리즈들에게 좋은 촉진제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몇 년간 DCEU에서 내놓은 작품들이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아 ‘원더우먼’이 상대적으로 좋은 작품으로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허점이 곳곳에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마블의 흥행 불패를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던 DCEU에게는 이번 ‘원더우먼’은 상당히 고무적인 작품이다.

길진범/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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