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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세입자 같이 사는 ‘그룹 리빙’ 뜬다

집주인, 모기지 부담 줄고 별도 수입까지 ‘일석이조’
세입자, 월세도 절약하고 집 관리도 잘돼 장점

#지난 2009년 워싱턴DC의 블루밍데일 지역에서 내집 장만의 꿈을 이룬 벤 레빈(30)씨. 매월 모기지 대출 상환금에 부담을 갖고 있는 대다수의 주택 소유주들과는 달리 그는 금전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다. 방 5개 중 자신이 사용하는 방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월세로 내놓은 덕에 월 대출 상환금은 물론이고 그 외 수입까지 얻고 있다. 그는 애초부터 방을 세줄 계획으로 압류주택 가운데 방이 여러 개인 집을 구입했다며 언젠가는 집 전체를 혼자 쓸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폴스처치에 타운홈을 장만한 30대 한인 A씨. 전문직에 종사하는 그는 스튜디오 형태의 지하실에서 지내는 대신 2층에 있는 방 3개에 각각 세입자를 들였다. 덕분에 월 모기지 대출 상환금은 전혀 부담이 되지 않고 있다.

내집 마련에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다. 길게는 30년 동안 집주인은 ‘채무’란 짐을 지고 살아야 한다. 조금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장만했다면 기쁨도 잠시, 집주인의 신분은 곧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되기 십상이다. ‘하우스 푸어’란 집을 갖고 있어도 모기지 대출금 상환으로 실질소득이 줄어 생활이 더 빈곤해진 사람을 의미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 일원에서 20~3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집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사는 ‘그룹 리빙(Group Living)’, 즉 단체 거주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 미혼인 직장인들이 스튜디오나 방이 1개인 콘도를 선호했다면 요즘에는 모기지 부담을 덜기 위해 최소 방 2칸 짜리 콘도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주택소유주는 내 집 마련에 성공함과 동시에 남은 방으로 월 수입을 챙기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문은 DC 컬럼비아 하이츠 지역에서 지하 스튜디오가 딸린 방4개짜리 주택을 67만5000달러에 구입할 경우를 예로 들었다. 집값 중 일정 목돈을 사전 지불하는 다운페이먼트로 10%를 낼 경우 매월 모기지 상환금은 3050달러 정도다. 주택 소유주가 안방에 거주한다면, 나머지 방 3개와 지하 스튜디오는 세를 줄 수 있다. 온라인 장터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에서 거래되는 이 지역 방 월세는 500~1300달러 수준. 3개의 방과 스튜디오를 각각 600, 750, 800, 900달러에 세 놓을 경우 집주인의 월 대출 상환금은 ‘제로(0)’가 된다.

알렉산드리아 올드타운에 있는 한 부동산 회사 대표는 “요즘에는 연령에 관계 없이 남는 방을 세로 돌려 수입을 얻는 미국인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사는 주택의 또 다른 장점은 주택 구입 시 모기지 대출 금리가 투자용이 아닌 주거용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대출 업계에 따르면 모기지 금리는 주거목적과 투자목적에 따라 보통 0.375%~0.50%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한편 워싱턴 일원에서 이렇게 ‘그룹 리빙’이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은 이른바 ‘렌트 푸어(Rent Poor)’를 거부하는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DC를 중심으로 일자리 시장은 매우 안정적인 반면 봉급 수준은 오르는 집값과 아파트 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학자금 대출금을 갚고 있는 사회 초년생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워싱턴 일원의 집값은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이 지역의 주택 중간가격은 지난 6월 43만9000달러를 기록했었다. 이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막바지 호황을 누리던 지난 2007년 6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 불과 1000달러 차이다.

높은 아파트 임대료도 사회 초년생들에게 부담이기는 마찬가지다. 자산운용사인 ‘스마트애셋(SmartAsset)’은 최근 DC의 방 1개짜리 아파트 평균 월세가 1966달러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룸메이트와 살 경우 매월 평균 578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들을 볼 때 ‘그룹 리빙’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다.

또 세입자 입장에서는 집주인이 함께 살 경우 세입자들만 사는 집보다 관리가 더 잘되기 때문에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성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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