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한인 교회들 "LGBT 반대하지만 일단 지켜보자"

미국연합감리교단 특별총회 특집 (하)

미국연합감리교단(UMC) 산하 한인총회 관계자들이 특별총회와 한인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습. [UMNS 김응선 목사 제공]

미국연합감리교단(UMC) 산하 한인총회 관계자들이 특별총회와 한인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모습. [UMNS 김응선 목사 제공]

23일부터 UMC 특별총회 진행
한인 교회들 투표 결과에 주목
총회 전부터 향후 대책 마련 부심
"제2의 PCUSA 사태 될라" 우려
일각에선 벌써 교단 탈퇴 목소리
"남아서 계속 반대 가능" 주장도


미국연합감리교단(이하 UMC)의 특별 총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UMC는 이번 특별 총회에서 성소수자(LGBT)이슈에 대한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번 결정에 미국 기독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교세가 큰 교단 중 하나인 UMC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LGBT 이슈에 대한 기독교계의 전반적인 시각 또는 관점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UMC 산하 한인 총회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인 감리교단 관계자들은 이번 총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UMC내에서 한인 총회가 갖는 비중은 상당하다.

현재 UMC내에는 300여 개의 한인 감리교회가 소속돼 있다. UMC에 따르면 매주 평균 출석하는 한인 교인만 3만6186명이다. UMC 내외적으로 지출한 선교비는 874만4373달러다. 이는 웬만한 지역 연회의 총 예산 수준이다.



현재 UMC 한인 총회는 류재덕 목사(밸리연합감리교회)가 총회장을 맡고 있다.

한인 총회 내부적으로는 온도차가 존재하지만 대체로 교단의 LGBT 수용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일단 한인 감리교회들은 반대 주장을 기반으로 특별 총회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우선 한인 총회는 이번 특별 총회를 앞두고 한인 임원회와 대안위원회를 조직, 한인교회들의 대응책 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현재 한인 총회 측은 교단이 LGBT 이슈를 수용할 경우 10~15%의 한인 교인들이 교회를 떠날 것을 전망하고 있다.

이미 자체적으로 오픈 포럼 등을 통해 이번 이슈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쳤고 한인 교회들이 갖는 우려를 총회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인 총회 측은 '40일 기도 캠페인'도 진행중이다. 한인 교인들의 동참을 위해 특별 총회 자료집과 포스터 등도 제작해 배포한 상태다.

한인 총회 측은 "특별총회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그리고 그 후의 어떤 여파가 있을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한인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교단과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함으로 위기가 기회로 바뀌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한인 교회들도 특별 총회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번 이슈가 향후 교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미 UMC내에서는 LGBT 관련 이슈 논쟁이 무려 40년간 이어져 왔다. 게다가 UMC가 특정 이슈를 결론내리기 위해 여는 특별 총회는 교단 역사상 이번이 두 번째일 정도로 그만큼 LGBT 이슈가 얼마나 큰 논란인지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UMC 오천의 목사(아시안 담당)는 "연합감리교회는 역사상 총 2번의 특별총회를 소집하였는데, 감리교회와 복음주의 연합형제 교단이 합치는 안건으로 1970년에 특별총회가 열렸었다"며 "그리고 성 정체성과 성 소수자들의 안수 문제에 대한 연합감리교회의 공식적인 교회 법과 교리를 결정하기 위해 이번에 열리는 특별총회가 두 번째"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총회에서 투표에 나서는 860명의 대의원 중 한인 대의원은 단 4명이다. 이들은 전세계 4만4000여 개의 감리교회(교인수 1200만)를 대표해 투표에 나서게 된다.

일단 이번 총회에서는 ▶하나의 교회 계획(one church plan) ▶전통적인 계획(traditional plan) ▶연대적 총회 계획(connectional conference plan) 등 총 3가지 안건을 두고 투표를 한다.

하지만, 현재 UMC 내부에서는 LGBT 이슈를 수용하는 '하나의 교회 계획'의 안건 통과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하나의 교회 계획 안건은 LGBT 반대와 관련한 헌법을 삭제함으로 교단적으로는 동성애를 수용하는 것이지만 대신 각 목회자 또는 교회가 신앙적 양심에 따라 이행 여부의 자율권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한인 총회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LGBT에 대한 반대 입장이 거세지만 보류 또는 찬성의 주장도 존재한다.

한인 총회내 한 목회자는 "현재 교단 내에서 '하나의 교회 계획' 채택이 유력한데 이는 사실상 각 교회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한인 교회는 계속 'LGBT'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지금 결정도 나기 전에 '교단 탈퇴' 등의 목소리부터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는 동성결혼 수용으로 분열됐던 '제2의 미국장로교단(PCUSA)' 이슈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 2014년 PCUSA는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고 명시된 결혼의 의미를 '두 사람의 결합'이란 문구로 수정, 사실상 동성결혼을 수용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교단 행보에 반발, 당시 한인 교회들이 교단 탈퇴를 결정하면서 PCUSA와의 재산권 분쟁 등으로 논란이 확산됐었다. 이후 PCUSA에서 탈퇴한 교회들이 ECO라는 교단을 만들어 독자적인 길을 걷기도 했다.

UMC 산하 한인 총회뿐 아니라 LGBT 수용을 반대하는 교회들 역시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UMC 산하 한인 교회들에게는 동성애 수용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웨슬리언약연합(WCA)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특별 총회에 앞서 한인 감리교회 관계자들이 WCA 지도부와 회동을 갖는가 하면, WCA 총회에 참관하기도 했다. 이는 UMC가 LGBT를 공식 수용할 경우, 이에 반발하는 한인 교회가 WCA로 적을 옮기는 것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한인 교회들만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아프리카 지역 감리 교회 관계자들도 LGBT 수용 반대를 명확히 밝혔다.

아프리카 지역 감리교단 목회자들은 성명을 통해 "성경에는 분명히 결혼을 한 남자와 여자의 결합으로 보고 있고 이는 해석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진실"이라며 "현재 UMC 헌법이 명시하는 내용을 적극 지지하며 이를 개정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UMC 특별총회는 오는 23~26일까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