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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익 위해서라면…'양심상실' 소시오패스

치료 힘든 괴물 캐릭터
사회규범ㆍ죄책감 없어

쾌락ㆍ목적 달성 위해선
사교적ㆍ매력적 모습 연출

사춘기 때부터 증세 나타나
물건 빼앗고 약한 아이 왕따

수잔정 정신과전문의는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만 행동하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 죄책감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수잔정 정신과전문의는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만 행동하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 죄책감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언제부턴가 사이코패스(psychopathㆍ정신병자)가 하나의 일상용어로 대화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새로운 정신과적인 일상용어로 자주 듣게 되는 것이 소시오패스(sociopath)다. 사전에는 '사회병질'로 나와있는데 풀이하자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정신적인 병의 성질을 가진 사람' 정도된다. 사이코패스보다 더 안좋은 부류를 칭할 때 사용한다. 수잔정 정신과전문의(카이로병원)는 "요즘 한국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위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는 소위 '괴물 캐릭터'가 여기에 속한다"며 '아주 안좋은 정신질환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 요즘 부쩍 소시오패스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어떤 정신질환인가.



"정신과적 용어로는 '반사회성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라 한다. 정신질환 중에서도 '아주 힘들고 안 좋은' 증세이다. 경험많은 정신과 전문의들도 진단하기가 힘들정도로 의사 앞에서 멀쩡한 척을 너무 잘해서 '마스크 오브 새너티(mask of sanity)'라고 할 정도이다. 또 본인은 치료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으로 치료효과를 얻기 힘든 병이다. 그래서 정신과의사들 중에는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 특징이 무엇인가.

"이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쾌락만'을 위해서 행동함으로 절대로 자신에게 손해보는 짓은 안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서는 사회규범이나 죄책감, 양심의 가책 등에 대한 개념이 없다. 누군가에게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큰 피해를 입혔다고 해도 '이득'을 얻었다면 자신은 승자가 되었으므로 잘한 것이다. 사회규범을 따르지 않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같은 부류가 많을수록 사회구성원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반사회성 인격장애라 하는 것이다."

- 어떻게 행동하나.

"모든 관계에서 '손해를 봐서는 안되기 때문에'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교묘히 잘 속인다. 소셜스킬(대인관계)이 없는 것으로 잘못 아는데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매우 사교적이다. 머리가 잘 돌아가고 차밍한(오히려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처음에 겉모습에 많이 속는다. 사기성향이 높다는 뜻이다. 정신과의사 앞에서도 어떻게 하면 정상으로 보일 수 있는지, 의사를 속일 수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진단이 힘든 것이다. 철저히 이중생활을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덕망이 높은 사람인데 집에서는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면서 철저히 그것을 외부에 들키지 않을 수 있다. 손해를 보면 안되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을 곧 알아채서 그 앞에서는 아첨을 잘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익을 주지 못할 대상은 인격을 무시하고 때로는 폭력을 거침없이 행사한다. 그러나 전혀 잘못인 줄을 모른다. 요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장 혹은 재벌들이 아랫사람을 상식이하로 대하는 괴물행동들이 전형적인 반사회성 인격장애 행동이라 하겠다. 이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개념이 없다. 이같은 유형이 많은 사회는 불신과 혼란에 빠지게 된다."

- 환자들의 성별이나 환경은 어떤가.

"남성(70%)이 여성(30%)보다 훨씬 많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남을 이용하는 행동방식'이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에게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성호르몬의 영향도 있다는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 또한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는 상태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가난한 도시 출신, 어려서 이사를 많이 하며 자란 사람들에게 발병이 많다."

- 이것도 유전성인가.

"아버지에게 증세가 있는 경우 자녀(그중에서도 아들)가 물려받을 확률이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인 비율은 0.2%~3% 정도된다. 그러나 잘 드러나지 않아 진단이 힘든 만큼, 숨어있는 환자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정신과전문의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 증세가 많이 나타나는 연령층이 따로 있나.

"주로 15세(사춘기)부터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15~18세에 진단이 많이 내려진다. 그 이전에는 사회성이 덜 발달되고, 동물적인 뇌에 더 많이 좌우되어 행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내가 갖고 싶으면 친구를 때리고 장난감을 빼앗는 행동들에 대해서 반사회성 인격장애 진단을 내릴 수 없다."

- 주로 어떤 행동들로 알 수 있나.

"친구의 물건을 폭력으로 빼앗거나 몰래 훔친다. 약하게 보이는 아이에게 싸움을 걸어 때리거나 괴롭힌다(누군가를 왕따시키는 아이 중에는 이같은 증세가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들키면 벌을 받기 때문에(손해보기 때문에) 선생님이 보이는 데에서는 착한 아이 행동을 한다. 이런 아이들은 경찰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주의산만증이나 분노조절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결과를 계산하지 못하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라 하겠다. 이런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법망을 피해 남에게 손해를 입히는 사기성의 행동들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 행동에 대한 정당성이 확실해서 본인은 마음 편할 것 같다.

"항상 누군가를 속이고, 끊임없이 거짓행위로 점철되는 삶이기 때문에 '들키면 어떡하나'하는 두려움이 있다. 술과 마약을 많이 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연구보고서를 보면 어릴 적에 '이러면 안 된다'는 행동규범에 대한 선을 그어주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경우들이 많았다. 아버지에게 증세가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특히 아들)은 유전성을 갖고 있는데다가 보고 배운 행동양식이 어려서 이미 잡혔기 때문에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반사회성 행동양상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면 누군가의 돈을 빌려도 갚을 생각을 전혀 안하고 심지어 생명을 해쳐도 '나의 이익'이 있다면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는 '사회 속의 괴물'이 되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듯이 3살 이전에 부모는 자녀에게 '친구의 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친구와 나누어라'하는 행동규범의 선을 확실히 거듭 그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어겼을 때에는 후회하여 다시는 하지 않을 만큼 '확실한 벌칙'을 줌으로써 '학습효과'를 통해 사회성을 발달시켜주어야 올바른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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