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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친구들(Friends)

청년의 때 다양한 책을 많이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누구를 만나도 대화가 통하고 많은 친구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많은 책들을 읽다 보니 인간의 보편(普遍)적 심성(心性)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視覺)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친구란 삶의 가치와 기쁨을 더해주는 소중한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만 친구로 사귀는 건 제일 좋아하는 음식만 매일 입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음식은 언젠가 싫증이 날 수도 있다.

친구(親舊:Friend)란 단어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가까운 관계이고 오래된 관계이다. 가깝게 보내며 시간을 보내어야 친구가 된다는 뜻이다. 친구가 되면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된다. 좋은 사람을 친구로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가 좋은 사람이 되도록 격려하고 경작(耕作:Cultivation)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고 시간을 지내다보면 서로 다른 부분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좋은 친구라고 좋아하다가 다른 모습을 보고 실망할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들을 감싸면서 친구가 더욱 좋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함께 발전해나가야 하리라.



지난달에 큰 딸이 결혼을 했다. 딸만 셋이 있었는데 아들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이제 가족이 모두 모이면 작은 차 한 대로는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딸의 결혼식에 다녀와서 경험했던 감격과 감사의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마음 중심에 남아있다.

큰 딸의 특징은 항상 밝게 그리고 큰 소리를 내서 웃는다는 것이다. 같은 대학에서 신앙운동을 하면서 만났고 좋은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신부(新婦:Bride)의 친구들이면서 동시에 신랑(新郞:Bridegroom)의 친구들이었다. 이 친구들이 결혼식장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예식장과 테이블을 설치하고 꾸미는 일과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까지 많은 일들을 일사분란하게 열심히 수고한 자들이 또한 친구들이었다. 각자가 미리 할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서 서로 분담하고 신속하게 웃으면서 행복하게 해나가고 있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던 자도 친구였다. 주례를 맡은 자도 선배 친구였다. 많은 친구들이 기쁨으로 함께하며 섬기는 모습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지 감격이 되었다. 영원한 세계에서 참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친구들을 보는 듯 했다. 이 모든 일들이 아름답게 이루어지도록 신성(神聖)한 바람을 불게 해주신 분에게도 감사한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시133)

좋은 친구를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좋은 친구를 만들어가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2010년 크리스마스 날에 영국에서 42세의 한 여인이 유명한 SNS에서 자살을 예고하는 글을 올렸다. 자신에게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박하게 외치는 신호였다. 소셜 네트워크에 1천명 이상의 친구들이 있었지만 도우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 그 여자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인격과 인격이 적나라하게 만나고 서로를 위하고 발전시키는 관계가 없었던 것이다.

친구의 참모습은 다윗과 요나단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윗은 사울왕의 시기(猜忌)와 추격(追擊)으로 죽을 위험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왕의 아들 요나단은 최선을 다해 친구 다윗을 보호하고 격려해주었다. 왕의 아들로서 사울왕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었지만 친구 다윗의 인품과 경건함을 보고 장차 왕이 될 그를 보호해주고 자비를 베풀었던 것이다.

다윗은 후에 몰락한 사울의 가문에서 한 생존자를 찾아낸다. 요나단의 아들이었다. 왕궁으로 데리고 와서 평생 같은 상에서 먹게 했다. 예수께서 산 위에서 말씀하신 "(하늘) 아버지의 자비로우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누가 6)는 참 정신과 태도가 친구들에게 있었던 것이다.


최다니엘 / 뉴저지 잉글우드 구세군교회 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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