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도박 정치'… EU,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막기 총력
국민투표 긴축 반대에 유로존 탈퇴 우려 증폭
독일·프랑스 등 "협상의 문 열려 있다" 제스처
긴급 정상회담서 '조건부 3차 구제금융안' 논의
〈관계기사 한국판〉
◆ 추가 협상=그리스는 이미 지난달 말 국제 채권단에 2년간의 3차 구제금융을 제공받는 협상안을 내놨었다. 2015~2017년 채무 상환을 위해 약 300억 유로(약 332억 달러)의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다.
결국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총리는 유로존 정상회담 전 6일 파리에서 만나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며 "이제 그리스가 진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안을 해야 한다"고 포용의 제스처를 보냈다. 이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하고 구제금융도 계속 받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단 메르켈 총리는 "3차 구제금융의 선행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유럽중앙은행·IMF=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을 현 상태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즉 충분한 담보가 있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견지한 것이다. 그리스는 5일 추가 지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자금 압박이 당분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LA란 시중은행이 자금난을 겪을 때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이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지원 제도로 지난달 그리스에 대한 한도액을 890억 유로(약 984억 달러)로 결정한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ELA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만료되고 금융시장이 페쇄된 상태에서 그리스의 유일한 돈줄이었다. 그리스는 애초 6일까지 예정됐던 은행 영업 중단을 8일까지 연장했다. 현금인출기(ATM)에서도 하루 60유로(약 66달러) 이상 돈을 뽑을 수 없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그리스로부터 도움을 요청 받으면 즉각 원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 그렉시트 가능성 66%=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외르그 크레이머는 5일 국민투표 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66%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의 애널리스트 맬콤 바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잔류보다 더 크다"고 전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에서 전망했다. 3차 구제금융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ELA가 중단되고 자금 부족으로 그리스 경제가 붕괴되는 것이다.
◆ 크루그먼 교수=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그리스 국민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모든 유럽을 위한 승리라고 특이한 평가를 했다. 그는 국제 채권단의 요구에 반대한 이번 투표 결과가 유럽 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의 승리라는 것이다.
그는 "그렉시트의 가능성이 있지만 그 여부에 관계 없이 민주주의가 그 어떤 통화협정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기자
kim.jongh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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