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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알몸 찍어 올린 남성들 "예술은 누드모델만하나"

패티쉬코리아 왜 충격?

부인과 애인의 모습을 ‘자작’한(직접 찍어서 올린) 사이트가 사회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최고의 ‘조선상열지사’ 중 하나로 손가락질을 받는 가운데, 정작 사이트 회원들은 ‘성적 취향’의 문제와 ‘사생활 침해’를 거론하며 ‘사이트 살리기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 음란의 논란 속으로….

패티쉬코리아 왜 충격?

페티쉬코리아가 충격을 건넨 것은 실제 부인이나 애인의 알몸 사진과 함께, 심지어는 '합궁'(부부 간 성행위를 일컫는 용어) 사진을 버젓이 올렸다는 점 때문이다.
그것도 몰래 카메라가 아니라 '자작'(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직접 제작한 것)이란 점이 더욱 손가락질을 받게 했다.


또 하나 문제의 소지가 큰 것은 음란물을 게재하면서 사이트 회원들의 다운로드 횟수에 따라 일정액(한 장당 100~200원)의 '감상료'를 챙기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번 단속에 걸린 회원 중에는 대학교수, 현직 군수 아들, 무역회사 대표, 법조계 인사,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등 중상류층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의 직업군 역시 대학생과 교사, 공무원, 간호사, 미술학원장 등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간의 시선을 훑어보면, 부인의 알몸 사진을 올린 것은 최고의 '조선상열지사'쯤 돼 보이며, 게다가 돈까지 받아 챙겼다는 데서 '봉이 김선달'을 빗대 '섹스 김선달'의 상술로까지 치부된다.
부인의 알몸 공개에, 못된 상술까지 결부됐으니, 그만큼 풍기를 문란하게 만드는 행위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이트 회원들 상당수는 경찰 조사에 반발하며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할 정도로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원들은 무엇 때문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우선 "성적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변태나 범죄자 취급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 성적 취향을 두고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변태냐는 문제는 사실 애매모호하다.
이어 회원들은 모두 자정 능력과 통제력이 있는 성인들인데 사생활 간섭을 말아 달라고 요구 중이다.
또'감상료' 목적으로 알몸 사진을 올리는 회원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외국에 거점을 둔 성인 사이트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한국판 성인 사이트를 운영해보고 싶었다는 운영 취지를 밝힌 사이트 관리자는 "사실 몰래 훔쳐보는 게 병폐가 큰 것 아니냐. 한 사이트를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으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성인 사이트 딜레마'를 거론하면서 "차라리 성인 인증 절차나 사후 필터링을 꼼꼼히 하는 게 더 현실에 맞는 해결책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희대의 남녀 상열지사 vs 아내 사진은 취미 활동이자 성적 기호일 뿐

기자는 지난 9월 초에 문제의 사이트에 들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이트는 굳건한 재건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사이트 관리자가 직접 올린 공지문에는 '우리나라에서 정하는 음란물 심의 규정'이 A4 한 장 분량으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문제의 소지가 될 사진들은 올리지도 말고, 자삭(자체 삭제)하라는 경고문이다.


변호사를 선임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며, 회원들의 후원 요청까지 부탁하고 있었다.
만약 사이트가 폐쇄되더라도, 다른 도메인으로 변경해 꿋꿋하게 운영하겠다는 다짐도 보인다.
사이트의 자신감이랄까, 이런 협력 체제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부쩍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회적 몰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들의 반응은 '지지파'와 '자삭파'(자체 삭제파)나 '자퇴파'(자체 회원 탈퇴파)로 나뉘는 듯했다.
주목할 점은 여전히 아내 및 여자친구 사진은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었으며, 사진을 올리는 회원들 중에는 반대파가 드물다는 점이다.


한 회원은 "작가라는 이름으로 연예인이나 모델을 홀딱 벗겨놓고 사진을 찍으면 정당한 예술 활동이고, 마누라가 예뻐서 찍으면 음란물이냐"며 아마추어 활동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 사이트에는 부인을 촬영한 디지털 카메라의 기종 및 촬영 기법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회원들도 있다.


대다수 회원들이 가장 반발하는 부분은 '성적 취향'과 관련한 대목이다.
또 부인의 사진을 올리는 회원 대부분은 일차적으로 부인의 동의를 얻어 진행한다고 말한다.
"내 부인은 예쁘다"→"예뻐서 사진을 찍고 싶다"→"난 성인이고 엄연한 예술 활동이니 공유하는 게 문제될 건 없다"는 삼단논법이 가히 논리적이다.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를 해 노출이 안 되는 익명성도 '아내 사진 올리기'를 부추기고 있는 듯했다.


실제로 부인 사진을 올리면서 나름대로 붙인 제목들엔 '아내 사랑'(?)이 가득하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라거나 '우리 이쁜이'라는 애칭으로 자랑한다.
한 회원은 "치마 사이로 스타킹과 허벅지가 훤하게 보이죠. 우리 아내, 역시 허벅지 하나는 일품! 자화자찬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좋은 걸 어떡합니까"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어떤 사진과 댓글 올라왔나

사이트에 올라온 부인과 애인 사진은 천차만별이다.
등산객 복장으로 셔츠를 가슴까지 들어 올린 아줌마가 있는가 하면, "40대 아내인데 20대 몸매라 자랑하고 싶었다.
우리 부인 잘 빠졌죠"라는 회원이 있고, '교사 부인'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에는 출근 전 스타킹을 신는 다리 부위가 시리즈로 담겼다.
촬영 장소 역시 집, 자동차, 공공장소 등 다양했다.


이 정도 수위는 '애교' 수준이고, 촬영 소품을 이용해가며 야릇한 포즈를 만들거나 은밀한 부위를 클로즈업한 하드코어들도 꽤 된다.
다만 기자가 들렀을 때는, 분위기 탓인지 노골적인 장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으며, '합궁'(부부 성행위 장면) 사진은 삭제가 됐는지 아예 발견할 수가 없었다.


사진보다 흥미로운 건 회원들의 반응이 담긴 댓글이었다.
회원들이 올린 사진을 보고 댓글을 다는 것은 이 바닥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으로 통한다.
아내의 학위 수여식을 앞두고 스타킹 신은 모습을 찍은 사진에는 "각선미도 박사 학위시네요"라는 위트 있는 댓글이 담겼다.
이 정도 댓글은 애교 수준이고, 성희롱 수준의 댓글이 부지기수다.


남의 떡이 더 맛있다? 댓글 경쟁 속 노출 강도 높아져

"섹시한 라인, 만지고 싶다"거나 "풍만한 가슴, 빨아주고 싶다" 등 노골적 수준을 넘어 스와핑을 의심케 하는 댓글도 있어 충격을 건넨다.
"딱 내 타입이다.
나와 파트너가 되면 '찐하게' 해주겠다.
쪽지를 달라"는 게 그것이다.
여느 성인 사이트가 그렇듯, 온라인이 오프라인 성행위로 이어질 위험 요소가 감지된다.

한편 신속한 댓글은 사진의 엽기성과 강도를 높이는 '방아쇠 작용'을 하고 있었다.
댓글이 많아질수록 사진을 올리는 회원들마저 덩달아 신나서 더 강도 높은 업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사진 몇 장을 올리던 초보 회원이 폭발적인 댓글에 반응해 '합궁' 사진까지 올리게 되는 뒷배경이다.


한 회원은 "와이프에게 뇌물(?)을 먹이고 겨우 찍은 사진이니 예쁘게 봐 달라. 반응이 좋으면 벗은 사진, 합궁 사진을 연속으로 올리겠다"는 멘트를 남겼다.
이 같은 심리를 두고, 사이트에서 만난 한 회원은 "댓글이란 게 관심의 정도 아니냐. 조회 수가 많아지면 기분이 좋고 묘한 경쟁심을 느낀다"고 했다.


부인이나 애인의 알몸을 제3자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일. 윤리적인 면에서 용서받기 힘든 대목이다.
그러나 회원들이 주장하는 '성적 취향'에 관한 문제 제기나, "강제로 막느니, 성인 인증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자정 능력을 갖춘 성인 사이트를 만드는 게 낫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사실 하드코어가 범람하는 가운데 '음란성'의 수위를 놓고 문제를 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또 몇 개 변태 사이트를 폐쇄한다고 해서 여타 성인 사이트들이 지레 겁먹고 폐쇄할 것이란 생각 역시 순진하다.
한쪽이 깨지면, 다른 쪽에서 더 엽기적인 취향이 모습을 드러내는 게 음란 사이트의 생리다.
호기심이 있는 곳에 공급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이번 페티쉬코리아 사건은 이 같은 '성인 사이트 딜레마'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일부에서는 페티쉬코리아가 경찰 단속의 희생양이란 지적도 있다.
현재 사이트는 세간의 '사형선고'를 받은 가운데 자체적으로 폐쇄를 결정한 상태다.


페티쉬코리아 관리자 인터뷰

"숨기고 가릴수록 음란해지는 법, 시대에 맞는 규제책이 나와야 한다"
애초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해봐야 도움이 안 되는 걸 안다"며 취재 거부 의사를 밝힌 사이트 관리자는 회원들이 주장하는 '성적 취향'의 문제나 '성인 사이트 딜레마'에 대해서 할 말이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듣고 난 뒤에야 취재에 응했다.


사이트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외국 사이트가 범람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매너 있는 성인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주식회사를 차렸고, 세금도 꼬박꼬박 냈다.
페티시즘은 성적 소수 취향이라고 하지만, 사실 누구나 갖고 있는 본능 아닌가.

처음부터 직접 찍은 아내나 애인 사진을 올리는 것을 계획했나

회원들이 시작을 했다.
아내를 자랑하고픈 마음도 있고, 얼굴 노출이 안 되는 익명성이 보장되니까 쉽게 올린 것 같다.
하지만 아내의 동의 없이 사진을 올리지도 않을뿐더러, 올린다 해도 아내의 동의가 없는 사진은 우리가 사후 심의를 통해 직접 삭제를 했다.


아내가 동의를 했나, 안 했나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사진을 보면 안다.
아내의 포즈가 어색하거나 이상하면 몰래 찍은 거다.


아내의 사진을 직접 찍어 올리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솔직히 얘기해보자. 시끄러워지니까 용납을 못하는 거지, 그것만 아니라면 보고 즐기고 싶지 않나. 눈으로 보는 건 좋은데, 마음으로 이해를 못하겠다? 가식적인 것 아닌가. 게다가 성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커뮤니티다.
'정상이냐, 변태냐'의 기준은 모호하다.
인터넷의 특성상 회원들이 올리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는 없다.
다만 필터링 및 사후 심의를 통해 문제가 될 음란물은 삭제하는 데 주력했다.
직접 아내를 찍어 올리는 사이트는 부지기수다.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음란법은 제발 그만 적용하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왜 회원들은 아내의 알몸을 공개하나. 당신은 그런 것을 이해할 수 있나

나는 생각해 보지 않아서 그에 대한 답을 하기가 그렇다.
다만 숨기고 가릴수록 더 음란해진다는 것은 안다.
사람들은 아내의 사진을 올리면서 수익을 얻은 것에 대해 분노한다.
처음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었다.
그러다가 사진을 '불펌'하고 아무데나 유포하는 회원들이 있어 그걸 방지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퀄리티가 높은 사진이 드물어 한두 사람 빼고는 돈을 벌기가 힘들다.
그래서 회원들 간에는 그 돈을 모아 불우 이웃 돕기를 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회원들의 댓글을 보면, 부부 스와핑을 할 우려가 있더라

사실 스와핑을 요구하는 일들이 있다.
보통 쪽지를 통해 그런 요구를 하는데, 그런 점을 우려해 모니터링을 철저하게 했다.
그런 것들이 눈에 띄면 바로 강퇴(강제 퇴출)를 시켰다.
그 회원은 다음에도 절대 들어올 수 없도록 원천 봉쇄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허용이 안 된다는데, 공식적으로 폐쇄할 생각이다.
다만 유료 컨텐츠 회원들의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책임을 질 생각이다.


여성중앙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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