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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명만 모이면 '땡벌땡벌'…노래방 애창곡 1위

남녀노소 덩달아 땡벌땡벌

"…당신은 못 말리는 땡벌(땡벌)/당신은 날 울리는 땡벌(땡벌)/혼자서는 이 밤이 너무너무 길어요~"

여기서도 저기서도 '땡벌'이다.
노래방은 말할 것도 없고 두 명 이상 모이는 자리에서는 여지없이 '땡벌'리듬이 흘러나온다.
이 정통 '뽕'(성인 트로트) 노래를 어느 유치원에서는 운동회 응원가로 불렀다는 얘기도 있다.


컬러링 다운로드 횟수 1위, 노래방 애창곡 1위(성인가요 부문)의 기록은 노래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TV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수많은 연예인이 '땡벌'을 불러댄다.
한마디로 전국이 '땡벌'에 쏘인 듯하다.
쉬운 멜로디와 독특한 가사. 이것만으로도 히트곡의 요건을 갖췄지만,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영화와 드라마였다.



◆"인성아, 정말 고맙다"= 영화 '비열한 거리'와 KBS 인기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 삽입되면서 '땡벌'은 완전히 떴다.
영화에서는 조인성이 노래방과 차 안에서, 드라마에서는 이승기가 어머니를 위로하면서 이 노래를 맛깔나게 불렀다.


노래는 최근 휴대전화 광고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김국환의 '타타타', 임주리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도 드라마 덕분에 인기를 얻었지만 '땡벌'만큼 남녀노소 고르게 사랑받지는 못했다.
'땡벌' 열풍의 주인공 가수 강진(사진)은 감칠맛 나는 남도 사투리(전남 영암 출신)로 유명세를 설명했다.


"이 정도로 사랑받을 줄 몰랐어요. 2001년 발표 이후 꾸준히 인기가 있었는데, 영화.드라마에 나오면서 확 불이 붙었죠. 특히 젊은이들이 열광해요. 고등학교 축제에서 섭외 들어오는 남자 트로트 가수 보셨어요?"

얼마 전에는 김포공항에서 수학여행을 가는 여고생들에게 포위되는 '봉변'을 당했단다.
여고생들이 그를 보고 외친 한마디, "땡벌이다!" 극장에서 영화 '비열한 거리'를 보는데 옆 자리의 젊은 관객들이 '땡벌'노래를 따라부를 때도 인기를 실감했단다.
유하 감독에게 감사전화를 한 것은 물론이다.


"조인성 씨에게도 감사전화를 하고 싶은데 잘 연결이 안 되네요. 함께 무대에 올라 땡벌을 부르면 정말 대박일 텐데…."

그가 분석한 '땡벌'의 인기요인은 단어 자체의 중독성이다.


"땡벌(땅벌의 경상도 사투리)이란 단어 자체가 독특해서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못합니다.
노래를 한번 들으면 후렴 부분을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죠. 노래는 땡벌에 쏘이면 엄청 아픈 것처럼 그 사람이 상처를 줬지만 아픈 만큼 그를 지독히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래를 부르다가 '땡벌' 부분에서 좋아하는 이성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네요. 고백송이 된 셈이죠."

지금의 인기는 20년간 트로트라는 한 우물을 판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변변한 히트곡 하나 없이 무명가수로서 서러움도 많이 느꼈지만, 그는 트로트를 포기하지 않았다.


"6세 때부터 트로트를 불렀어요. 동네에서 노래신동으로 소문이 났고, 자연스레 트로트의 길로 접어들었죠. 트로트는 제 운명인가 봐요. 지금은 '최고의 인기가수' '섭외하기 힘든 가수' 등의 수식어가 붙고, 관객들도 열광적인 호응을 해주시지만, 사실 몇 개월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에요."

◆"나훈아 선배의 은혜를 잊을 수 없죠"=그는 선배가수 나훈아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강진을 있게 한 '땡벌'의 작사.작곡가가 바로 나훈아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나씨가 '땡벌' 노래를 만들어 놓았다는 얘기를 듣고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아내(여성그룹 '희자매' 출신 김효선 씨)와 함께 찾아가 '땡벌'을 제게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어요. 원래 자기 노래를 남에게 잘 안 주는 분이거든요. 선배님이 '글쎄, 땡벌 갖고 될까'하시기에 '반드시 히트시키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결국 선배님은 곡을 주셨고, 녹음 디렉팅까지 해주셨죠. 평소 무대에서 선배님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그걸 좋게 보신 것 같아요. 나 선배님에게 큰 은혜를 입은 셈이죠."

후속곡 '화장을 지우는 여자'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그는 트로트가 젊은 층까지 끌어안아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땡벌'과 장윤정의 '어머나'가 히트한 이유는 젊은 층과의 공감대를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젊은 감각을 익히기 위해 개그 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봅니다.
제가 워낙 몸짱이라 자칭 '트로트계의 권상우'라고 했는데 이제는 '트로트계의 조인성'으로 하렵니다(웃음)."

글=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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