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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광풍… 온 국민이 부동산 스트레스

[밴쿠버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6/11/14 15:33

저축해선 내집 마련 못해 자포자기형

한국은 요즘 사람이 모이는 자리면 어김없이 치솟는 집값 얘기로 수런거린다.
가히 '아파트 광풍 시대'라 할 만하다.
전세를 전전하면서 목돈을 마련해 내집마련의 꿈을 키워 왔던 무주택 서민층은 날벼락을 맞은 듯 현실을 개탄하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자그마한 집을 가진 소시민들은 집 넓혀가기가 막막해져 울상이다.
집값이 폭등했다는 서울 강남 지역 주민 중에서도 전전긍긍하는 이들이 많다.
국민 대다수가 '아파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 "빠듯한 월급으로 집은 언제 사나"=정보통신업체에서 일하는 전모(31)씨는 2003년 서울 홍은동 32평형 빌라에 5500만원을 주고 전세로 입주했다.
내년 10월 계약기간이 끝나면 경기도 일산이나 강북 지역 중 비싸지 않은 곳을 찾아 다시 전세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주택청약을 신청해 3년 뒤 융자받아 강북에 30평대 아파트를 마련하는 게 그의 꿈이었다.
이를 위해 연봉 3800만원 중 1000만원 정도를 적금과 주택부금에 넣고 있다.
결혼 뒤 쉬고 있던 부인도 내집 마련을 위해 다시 직장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씨는 "요즘 같아선 꿈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요즘 강북 지역도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 어지간한 곳은 30평대가 3억~4억원은 하기 때문이다.


전씨는 "열심히 저축해 봐야 3년 뒤 모을 수 있는 돈이 1억5000만원 정도"라며 "은행 대출을 2억원 이상 받아야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결론인데 지금 소득으로는 이자(월 110여만원 선)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언제 큰 평수로 옮겨 가나"=직장생활 10년차인 대기업 직원 박모(37)씨는 2003년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26평형을 2억2000만원에 구입했다.
금리가 낮을 때라 은행에서 8000만원 정도 끌어썼다.
박씨는 딸이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30평대로 넓혀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요즘 치솟는 집값에 박씨는 어이가 없다.
현재 박씨 집값은 이사올 때보다 다소 올랐지만 3억원이 채 안 된다.
같은 아파트 단지 내의 33평형은 4억원에 가깝다가 지금은 5억~6억원대로 올라 있다.


소평 아파트가 제자리를 거듭하고 있는 동안 중대형은 폭등세를 나타낸 것이다.
연 5000만원대 소득으론 추가대출도 무리다.
박씨는 "둘째 아이라도 생기면 어차피 집을 넓히긴 해야 하는데 주변에선 영 마땅한 곳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 "말이 좋아 부동산 부자"=대기업에서 퇴직한 강모(62)씨는 이달 말 서울 대치동 롯데캐슬 45평형에 입주한다.
새로 지어진 이 아파트의 시세는 20억원 정도다.
강씨는 "남들은 '돈 벌었다'고 하지만 말 못할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1983년 3500만원에 진달래 아파트 31평형을 산 뒤 21년 정도 살다 2004년 재건축 혜택을 본 경우다.
하지만 내년부터 부과될 종합부동산세가 큰 걱정거리다.


고정 소득이 없는 강씨로선 매년 1000만원이나 되는 세금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보유세를 피하려고 집을 팔고 분당으로 이사하는 것을 고려 중이지만 그것도 만만찮다.


내년 초 강씨가 20억원에 아파트를 팔 경우 양도세는 2억8000만원 선. 여기에 강씨가 재건축 분담금 때문에 은행에서 빌린 2억6000만원과 이자를 갚을 경우 14억원 남짓 쥐게 된다.


강씨는 장기 보유자라 특별공제 혜택을 봤지만 만일 5년 이상~10년 미만 보유라면 양도세가 4억5000만원이 넘는다.
그는 "서민에겐 큰 돈이지만 분당 30평형 아파트(10억여원대)를 사면서 취득세.등록세.개보수비를 제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크지 않다"며 "세금 때문에 20여 년 살던 곳을 떠나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한애란.권호.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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