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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가짜 박사학위를 사는 사람들

얼마 전 중앙일보에 템플턴 대학(Templeton University)이 한국에서 가짜 박사학위를 매매해 한국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는기사를 보았다. 그들은 '가짜' 대학교를 세우고 국내외에서 이른바 '학위 장사'를 해 왔던 것이다.

왜 사람들은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박사' 캡을 쓰고 싶어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국인들에게 '박사' 칭호에 대한 개념이 잘못 인식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오래 전 개화기 시절 한국인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들은 서재필 박사, 이승만 전 대통령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었다. 그때부터 한국인들에게 박사학위자는 박학 다식한 사람 또는 지도층 인사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신분상승을 원하거나 명예욕을 가진 사람들이 불법으로라도 박사학위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박사란 넓고 많은 지식의 사람이 아니고, 자기 전공분야에서 좁게, 깊이 학문적 연구를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 항상 가짜 학위 매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의 이마를 찌푸리게 하는 것은 그런 '고객' 중에 이른바 성직자가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엉터리 신학교 출신 및 자격이 의심되는 목사들이 그들의 신분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박사학위 하나를 얻음으로써 권위를 좀 높이려는 의도인 것 같다.



현재 미국의 석·박사 학위 종류를 크게 나누면, 전문직(professional), 학문(academic), 명예(honorary) 학위 등 3가지다. 전문직 학위는 서구 사회의 전통적 3가지 전문직(목사, 의사, 법조인)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시작됐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도 처음 목사 양성을 위해 세워진 학교들이었다.

현재 의사는 의학교에서 M.D.(Doctor of Medicine·의학박사) 학위, 법조인은 법학교에서 J.D.(Juris Doctor·법무박사) 학위를 받는다. 목사는 신학교에서 M.Div(신학석사)학위를 받아 소정의 과정을 거쳐 목사안수를 받는다.

이 세 학교에서 주는 기본 학위는 학문적(academic) 학위가 아니고 전문직(professional) 학위다. 그러므로 의사나 법조인이나 목사를 '박사'라고 호칭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서구에서 전통적으로 의사를 '닥터'라고 하는 것은 다만 '전문직' 호칭일 뿐이다.

학문적 학위는 명칭이 각 학계마다 다양하지만 전통적으로는 Ph.D.(철학박사)이다. 신학계에서의 학문적 학위는 Ph.D., Th.D.이며, 명예 신학박사인 D.D.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학위는 공인된 인증(accreditation) 기관의 허가를 받은 학교 및 학위과정에서 취득해야 학계나 사회에서 인정된다는 것이다.

신학계에서 최고의 공인된 인증기관은 ATS(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이다. 또한 박사학위를 받은 자는 공인된 기관에 등록을 하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템플턴 대학 같은, 속칭 학위공장(degree mill)이라 불리는 엉터리 대학들이 미국에는 많다. 그들의 광고에 현혹돼 아무런 노력이나 학문적 업적도 없이 '박사님' 호칭을 들으려는 유혹에 넘어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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