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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배우며] 늑대들이 돌아온 이야기

늑대들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려고, 옐로스톤 공원에 있는 ‘겨울 늑대 공원’(Winter Wolf and Wildlife Multi Day Tour)에 매년 15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참가한다고 한다. 늑대들이 패거리로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삶의 지혜, 자연의 지혜를 관찰하는 점이 사람들을 매료시킨다고 한다.

늑대는 사람과 가축에 위험 동물로 미국에서는 사람들에 의해서 살상되어 야생 늑대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가, 1970년대에 이르러 멸종 위기의 동물들에 대한 보호가 주장되고, 특히 사람에 의해서 멸종되는 동물들에 대한 보호 법안이 법제화되는 바람에 2.5 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광대한 옐로스톤 공원에 야생 늑대를 되살리자는 늑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1995년에 캐나다에서 갈색의 야생 늑대를 잡아다 처음엔 옐로스톤 공원 울타리 안에서 기르다가 공원의 자연환경 속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프로젝트 연구가들은 늑대들에게 GPS 센서를 달아 그들의 이동을 확인하고, 그들의 통행 경로에 사진기를 장치하여 사진을 찍고, 직접 관찰하기도 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연구하여 자료를 모았다.

공원 자연환경 속에 풀어놓은 야생 늑대들의 숫자는 어떻게 변했을까? 늑대들의 숫자 변동의 통계가 경이롭다. 21마리의 야생 늑대가 처음 5년 사이에 119마리로 다섯 배로 늘어났다. 그런 엄청난 추세로 늘어난다면 너무 많은 늑대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연구진은 걱정했다. 그런데, 그 이후 5년, 10년, 20년 동안 100마리 전후해서 더는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았다. 먹이 사슬의 자연법칙이작용하였다.



옐로스톤 공원에서 늑대들의 주식은 큰 사슴인데, 연평균 한 마리의 늑대가 12마리의 사슴을 사냥하는 통계가 나온다. 사슴들 숫자가 적어지니, 사슴들이 먹던 식물들이 무성해졌다. 늑대들이 코요테도 잡아먹어 숫자가 전보다 반으로 줄어들고, 전에는 평원에서 살던 코요테들이, 바위 산으로 이동해서 살기 시작했다. 코요테가 줄어드니 그들이 잡아먹던 여우 숫자가 늘어났다. 여우들이 많아지니, 여우들이 먹는 토끼, 쥐 종류, 땅에 집은 짓는 새 종류의 동물들이 줄어들고, 그들이 먹던 식물의 뿌리, 줄기, 씨앗들이 보전되고 곤충의 숫자가 늘어났다. 또 한 가지는 공원의 비버들이 활발하게 물줄기에 담을 만들어 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냇가의 식물들과 물고기에 영향을 끼쳤다.

늑대들은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사냥감을 협공하고, 영토 분쟁으로 다른 늑대 무리와 전쟁도 한다. 늑대 무리의 숫자는 다양하나, 무리 속의 위계질서는 옛날 인간 부족국가의 왕정 통치체계 보다 엄격하다.

리더 늑대는 힘 있고 용감하며 언제 싸울지, 언제 도망칠 지를 정하고 지혜로우며 리더 늑대만 새끼를 낳는다고 한다. 출생한 새끼 늑대는 어미 젖을 먹고 자라지만, 2주 후에는 어미가 먹었다 토한 고기를 먹기 시작하여 고형음식을 먹는 법을 배우고, 몇 달 후엔 그 무리를 따라 행동한다고 한다.

리더 늑대는 무리 안에서 절대적이지만, 리더 늑대가 약해지면 강한 늑대의 도전을 받는다. 도전하는 늑대는 무리 안에서도 나오고 밖에서도 나타난다. 도전에서 지면 그 늑대는 무리를 떠난다. 인간의 원시 부족 국가에서는 왕위계승은 세습 제도로, 가끔 무능력한 아들이 왕이 되어 어지럽지만, 늑대 리더의권력 이양에는 실증적인 능력 위주다.

늑대 무리 서열에서 가장 끝자리 늑대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왕따 당하듯 먹이 먹을 때도 안전장소 이동에서도 끝 차례로 밀려난다. 가끔 서열 끝 늑대는 그 무리를 떠나 외로운 혼자의 늑대가 된다. 혼자 떠도는 늑대들은 저들끼리 모여 무리를 만들기도 한다.

인간의 안전을 위해 멸종 위기까지 갔던 늑대들은, 인간에 의해서 다시 옐로스톤 공원에서, 마치 자연으로 돌아간 것처럼 제자리를 잡아 생존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늑대와 먹이 사슬로 연결된 동식물의 변화가 일어난다. 물고기와 야생동물 보호청은 늑대를 멸종위기의 동물 명단에서 제외했다.

코로나19로 세계가 거리 두기로 주춤하고, 줄어든 육, 해, 공 운전장비들의 화석 에너지 사용이 줄었다. 또 산업화 한 국가들의 공장가동이 둔화되면서 하늘이 맑아졌다는 뉴스도 나왔다. 이런 푸른 하늘을 보면서 자연으로 되돌린 늑대 프로젝트를 생각해본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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