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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노후 자금의 현명한 투자법

냉장고·예금·투자상품 중 가장 고르기 쉬운 것은 무엇일까? 예금이다. 은행이 망하지 않는다면 1년 기다리면 확정된 이자가 나오기 때문에 금리 높은 은행만 찾으면 된다. 냉장고를 고를 때는 예금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이 다른 제품에 비해 뛰어나고, 이들 기능을 감안해서 값싼 제품을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상품 선택은 이 둘과 차원을 달리한다. 투자상품은 조건부 청구권(contingent claim)의 특성을 갖고 있다. 미래 어떤 조건이 일어나면 투자상품의 가치가 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해서 냉장고 기능이 떨어지지 않지만, 주식펀드 가치는 출렁인다. 그런데, 미래에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모르므로 투자상품은 예금과 냉장고에 비해 큰 리스크가 따라붙어 있다.

투자상품은 수익률과 함께 반드시 리스크를 봐야 하지만, 아쉽게도 수익률만 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노후 자금이 부족하여 수익률을 높여야 하니 5% 기대수익률 상품을 선택해야겠다’는 경우다. 이는 맞지 않는다. 5% 기대수익률 상품에 내재한 리스크를 보아야 한다.

문제는 투자 리스크라는 게 불확실성과 확률이 개입되면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인이 선호하는 중위험·중수익이라 불리는 구조화된 상품은 더 복잡한 확률 구조를 갖고 있다. 이들 상품은 안전하게 보이지만 ‘유사(pseudo) 안전상품’일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99.9% 안전하고 0.1% 위험한데 그 위험이 표면화되었을 때 받는 손실 규모가 매우 크면 위험한 상품인가 안전한 상품인가?



최근 저금리로 인해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 돈이 옮겨가고 있다. 선택이 가장 쉬웠던 예금에서 선택이 가장 어려운 투자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이어서 만만치가 않다. 선택 대상이 되는 상품의 복잡도가 점프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금융 사고도 일어나고 있다. 투자상품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다. 특히 노후를 위해 모아 둔 자산을 운용하려는 사람들은 유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투자상품 선택의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해본다.

우선, 가장 중요한 원칙은 분산이다. 최근 금융사고를 보면 노후자금 전부를 집중 투자했다가 낭패를 당한 사람도 있다. 투자상품은 분산해야 한다.

둘째, 단순하고 투명하며, 우량한 투자상품을 보유한다. 주식은 구조가 단순하다.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면 주가는 올라간다. 공시하는 재무제표의 신뢰성도 높아졌다. 우량한 기업이면 장기적으로 원금 손실 위험도 줄어든다.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단순하고 투명하며 덧붙여 분산돼 있다. 사전에 정해진 종목을 편입하기에 중간에 멋대로 바꿀 가능성이 별로 없다.

반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조가 복잡하거나 레버리지가 과도한 상품은 사지 않는 게 좋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하고 우량한 금융상품은 구조가 복잡한 사모펀드보다 수익률이 낮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이러한 생각을 불식시키려고 워런 버핏은 인덱스 펀드를 사서 헤지펀드와 수익률 내기를 해서 이겼다. 인덱스 펀드는 10년간 연 수익률 7.1%였으나 다섯 개 헤지펀드를 묶은 것은 2.2%에 불과했다.

마지막으로, 분산·단순·투명·우량의 기준으로 선정된 좋은 상품들을 찾았다 하더라도 나의 위험 선호에 맞는 투자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다양한 수익률과 투자위험을 가진 자산들에서 하나를 고르는 기준은 나의 위험 선호다. 나의 위험 성향을 파악해야 하며 특히 다른 사람의 위험 선호를 나의 위험 선호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김경록 /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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