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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리대, 최문영 총장 임명 공식발표

미주리주 최대 공립대학인 미주리대학(UM)이 최문영(52·사진) 신임 총괄총장 내정 <본지 11월1일자 a-4면> 을 공식 발표했다.

UM측은 2일 제퍼슨시 캐피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공식행사를 통해 "인선위원회가 적임자를 찾기 위해 9개월간 노력했다"면서 "최 총장은 비전과 전략적 사고를 갖춘 훌륭한 소통가"라며 24대 총괄총장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날 발표로 그는 177년 UM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총괄총장에 오르게 됐다.

<관계인터뷰 3면>

UM은 캘리포니아의 UC계 대학처럼 여러 캠퍼스를 둔 종합대학이다. 총괄 총장은 UM계 4개 대학 전체를 대표한다. 재학생 수는 7만7000여 명에 달한다.



AP 등 주류 언론들도 그의 공식 임명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해 인종차별 논란에 이어 총장 사퇴 사태로 홍역을 치른 UM이 소수계 한인을 문제 해결 후임자로 선택했다는 데 주목했다.

이날 발표식에서 최 총장은 "미주리대학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돼 크게 기쁘고 영광"이라면서 "교수, 재학생, 직원 모두의 조언을 가슴으로 듣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30여 년간 시카고에서 봉제일을 해온 최동렬(2010년 작고)·강석희(79) 부부의 사남매중 장남이다. 9세 때인 1973년 한국에서 부모를 따라 세 여동생과 함께 오하이오주 소도시 애크런으로 이민왔다. 2년 뒤 시카고로 이주해 대학 학부까지 마쳤다. 일리노이 대학을 거쳐 1992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기계·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열역학 분야 전문 학자다. 모교인 일리노이대학에서 교수로 첫 임용된 후 2008년 코네티컷대학 공대학장에 임명됐고, 2012년부터는 교무담당 수석부총장(Provost)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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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영 미주리 대학 신임총장 인터뷰]"지도자 역할은…듣는 것부터다"
재학생 7만 명·예산 31억 달러 지휘
9살 때 이민 온 봉제공장 집 장남
"경청하고 이해하고 책임지겠다"


"안녕하세요. 연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문영 총장(52)의 목소리는 밝고 겸손했다. 2일 미주리주에서 열린 임명 공식 발표행사 후 그와 전화 통화가 됐다.

한인 1.5세인 그의 총장 임명은 학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 전역에 걸쳐 인종차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시기에 지난해 인종차별 논란으로 전임자가 사임한 대학을 이끌고 가야 한다.

그는 "직책의 무거움을 실감한다"면서도 "70년대 미국에 온 한인 이민가정 4남매의 장남으로서 삶이 부담의 연속이었다"면서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40분간의 인터뷰에서 향후 운영 방안을 비롯해 개인사, 스포츠, 한미 양국의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축하한다. 한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큰 영광이다. 부족한 사람이 총장이 됐다. 1.5세 소수계인 내가 이런 자리에 올랐다면 다른 한인들도 꿈을 이룰 수 있다. 한인 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다.(웃음)"

-총괄총장은 어떤 직책인가.

"UM 산하 4개 캠퍼스와 대학 병원, 암연구센터의 교육 및 예산 집행 등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진다. 재학생은 7만7000명, 교직원 2만 명, 동문은 30만 명이다. 관리해야 할 연간 예산은 31억 달러다."

-발탁 사실을 언제 처음 들었나.

"지난달이다. 총장직 지원 권유로 6월에 지원서를 넣었다."

-왜 뽑혔다고 생각하나.

"코네티컷대학에서의 성과를 인정해준 것 같다. 연구 실적과 경영 능력 양쪽에서 균형을 잡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는 2012년부터 코네티컷대의 교무담당 수석부총장(Provost)과 공대학장을 겸임했다. 공대는 물론 약대, 치대, 법대와 12개 단과 대학을 책임졌다. 지난 4년 재직중 학부 지원자수는 124%, 졸업생수는 64% 늘었다. 연구지원금은 143% 급증했다.)

-현재 UM의 가장 큰 문제는.

"전통과 저력이 있는 대학이지만 타 대학들과 같은 문제에 직면해있다. 신입생 수 감소, 교수 및 교직원 이직, 졸업 예정자들의 취업 문제, 예산 확보 등이다."

-지난해 UM은 인종차별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해결 방안은.

"근본 원인은 인종차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반발한 이유는 '지도자가 내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리더의 역할은 듣는 것부터다. 또, 들었으면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듣는 것이 향후 운영 원칙이라는 뜻인가.

"그렇다. 정부 예산 확보나 교육과정의 질적 향상, 돌파구가 될 연구 실적 등은 내 업무일 뿐이다."

-언제 이민 왔나.

"1973년 7월5일이다. 아홉 살이었고 부모님, 세 여동생들과 함께 오하이오주 애크런으로 이민왔다. 잘 모를 것 같아 말하는데 르브론 제임스(NBA스타)의 고향이다."

-중부 소도시다. LA나 뉴욕 같은 대도시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 가족을 초청한 작은 아버지께서 애크런에 계셨다. 태권도장을 하셔서 정착 도움을 받았다. 부모님은 집에서 태권도복을 만들어 팔아 우릴 키우셨다."

-시카고에서 컸다.

"이민온 지 2년 만에 시카고로 이주했다. 부모님의 결정이었다. 자식 넷을 키우려면 대도시로 가서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 번돈은 모두 우리 4남매 학비로 쓰셨다. 시카고에서 대학 학부까지 마쳤다."

-학창시절 기억나는 일화는.

"공부만큼이나 스포츠를 좋아해서 고교 풋볼팀 주장을 했다. 포지션은 미들 라인백커다. 작고 왜소한 동양인이지만, 볼의 방향 예측을 잘했다. 그래서 아무리 덩치 큰 상대라도 쫓아가 잡아 눕힐 수 있었다. 지금도 자신있다.(웃음)"

-오늘 고향팀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마지막 경기다.

"가슴이 뛴다. 108년간 무승의 아픔을 풀어야 한다. 시카고에 있는 식구들이나 친구들 모두 들떠있다. 시카고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

-교수나 학장이 꿈이었나.

"절대 아니었다. 만드는데 재주가 있어서 엔지니어가 됐다. 대학 졸업 후 인턴을 하던 회사에서 대학원 학비를 지원해줘서 프린스턴에 입학했다. 거기서 항공우주국(NASA)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연구 실적을 쌓을 수 있었다. 그후 교수로 임용돼 연구만 열심히 했는데 점점 학교 측이 기대하는 역할이 늘어났고 학장까지 됐다."

-가족을 소개한다면.

"아버지는 6년 전 암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세 여동생과 함께 시카고에 아직 사신다. 세 여동생들이 부모님이 하시던 봉제회사를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가 지은 업체명이 '최 브라더스'인데, 최 시스터스가 운영하게 된 셈이다."

-부모님께 배운 것은.

"근면이다. 매일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일하셨다. 차고에서 재봉틀을 돌리셨다. 추운 겨울에는 재봉틀을 부엌에 옮겨서 늦도록 일하셨다. 사실 부모님은 내게 특별히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으셨다. 그럴 필요도 없으셨다. 두 분이 행동으로 보여주신 것을 난 그저 그대로 따라만 하면 됐으니까."

-지금 한국은 최순실 스캔들로 어지럽다. 알고 있나.

"잘 안다. 안타깝다. 중요한 원칙이 있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가대사 결정을 왜, 어떻게 내렸는지 들을 권리가 있다."

-지도자의 우선 덕목은.

"경청(listen)하고 이해(understand)하며 책임(accountable)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곧 미국 대선이다. 누굴 찍어야 하나.

"어제 물어봤다면 대답할 수 있었다.(웃음) 총장도 공인이라 답하기 어렵다. 그런데 투표는 반드시 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한인들도 현명한 결정을 하시길 바란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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