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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젊은 남녀가 자꾸 한국을 떠난다는데

요즘 한국 언론을 보노라면 '아주 젊은' 남녀가 적극적으로 모국 탈출을 도모하고 실제로 해외에 이주하는 사례가 많다는 기사가 많다. 만18~29세 청년층에만 주어지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출국한뒤 그 나라 영주권을 받는 경우가 잦으며 만30세가 되지않은 젊은 부부들도 당초 취지인 '단기간 외국 경험'보다 '한국을 떠나 아예 외국에 정착'할 목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먹고살기 빠듯해지는' 조국의 현실이 그 첫번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07~2016년 10년동안 한국 국적을 포기(상실ㆍ이탈)한 사람은 22만3611명에 달했다.

지난해 국적 상실자는 3만5257명으로 전년(1만6595명)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연령별로 20대(6939명)-40대(6718명)-30대(6100명) 순으로 한국 사회를 이끌 중심 세대가 가장 많이 나라를 등지고 있다.

'국적 상실'은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을 잃게된다는 뜻이며 '국적 이탈'은 외국에서 태어나 합법적으로 복수국적을 갖게 된 남녀가 만18세 이전에 외국 국적을 선택, 한국국적을 포기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최근 10년간 국적 상실자는 미국 시민권 취득(9만4908명)이 가장 많고 일본(5만8870명)ㆍ캐나다(3만2732명) 순이었다.



외국 국적 취득자들은 이미 오래전에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일하며 정착하고 자식을 낳고 사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도 이런 숫자가 갑자기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젊은 층의 '한국 탈피' 분위기와 '헬조선' 같은 부정적 용어의 범람 역시 이같은 추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현재 일본ㆍ캐나다ㆍ호주ㆍ아일랜드 등 20개국과 워킹 홀리데이 협정을 맺었으며 영국과는 2년까지 체재할수 있는 청년교류제도(YMS) 협약을 체결했다. 2009년 5만2968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워킹 홀리데이 참가자는 정체를 보이다가 지난해 3만9950명에 이어 올해 4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20대 부부가 워킹 홀리데이로 캐나다에 입국, 비자 만료 전에 취업한뒤 국적까지 취득한 사례가 부러움의 대상으로 인터넷에 회자된다는 기사도 보인다. 비록 하는 일이 웨이터ㆍ간호원ㆍ과수원 노동으로 제한돼 있지만 지방대 출신의 중소기업 사원 월급이 100만원 수준이라는 현실이 '한국은 노력해도 살기 힘든 나라'라는 편견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또 반일감정이 사그라들며 어렸을때부터 일본 만화ㆍ영화를 접하고 일본어를 배운 인재의 상당수가 현해탄을 넘는 현실도 무시할수 없다. 한국 국적 상실자 가운데 일본 시민권 취득이 2년전 500명에서 지난해 1만5216명으로 엄청나게 늘었다. 갑자기 일본 국적 취득자가 늘어난 구체적 이유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더 심각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인을 홀대하는 미국과 달리, 2020년까지 이민자 100만명을 받겠다고 발표한 캐나다도 한인 청년층의 이주 희망 우선순위 국가로 떠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삶의 지수'에 의하면 한인들의 만족도는 5.9(10점 만점)로 31개국 가운데 꼴찌였다. 하루하루 힘든 인생에 탈진한 미래의 인재들이 한국땅 밖에서 희망을 모색하는 것이다.

1997년 IMF 금융위기가 닥친지 꼭 20년이 됐다. 한번 실패하면 '레페샤지'(패자부활전)가 없는 '한국병'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을수 있을까.

무궁화 여권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현실 앞에서 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줄수 있을지 자괴감이 앞선다.


봉화식 스포츠부 부장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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