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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모난 것 다듬어 새털처럼 가볍게

오피니언면은 한인 이민자들을 위한 소통의 장입니다. 시사 이슈나 전문 정보 외에도 일상에서 부딪치는, 주변의 살아가는 이야기들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 아침에' '생활 속에서' '열린 광장' 등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헤 주는 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필자 소개는 내일 토요일자에도 이어집니다.
<무순>


중앙일보 '이 아침에' 지면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꼭 10년 째다.

봄철 마른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아나는 운기였던 무자년에 칼럼을 쓰기 시작해서 천간 지지에 토 기운이 강한 무술년을 맞이했다.

10년,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훌쩍 흘렀다. 강과 산도 변한다는 10년을 지나는 동안 울퉁불퉁한 문장은 확실히 매끈해지고 유연해졌다. 기술은 연륜이 쌓이면 달인의 경지에 다다르는 법이라서 기교만 따진다면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그런데 글은 세월이 흘렀다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잔뜩 멋을 내긴 쉬워도 덜어내고 비워내는 건 쉽지 않다. 좋은 문장은 생각부터 다듬어져야 한다는 걸 깨닫는데 10년이 걸린 셈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글 쓰는 게 자랑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때론 깜빡 잊곤 한다. 지난 10년 동안 어설픈 내 글을 읽어주었던 독자들에게 감사의 큰 절을 드리고 싶은 이유다. 움튼 새싹은 자라서 고목이 될 테지만 나는 새털처럼 가볍게 늙어가고 싶다.


권소희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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