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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상폐 아니야! 이게 여자야"

최근 한국의 한 인터넷 신문에 실린 로스쿨 인터넷 커뮤니티의 '미혼 여성 변호사'를 비하하는 게시 글이다. 상폐는 상장폐지의 줄임말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인데, 결혼시장에서 30살 이상의 여성 변호사를 아무도 찾지 않는다며 이를 빗대 나이든 미혼 여성들을 대놓고 조롱한 글이다. 이 글은 곧바로 엄청난 댓글로 이어지면서 난데 없는 성(性) 차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골프장에서도 여성 비하 발언이 자주 들린다.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 구조에 맞게, 때로는 화려하게 스포츠 의복을 입고 나올 때가 있다. 물론 스포츠 활동을 할 때 상황에 맞게 예의를 갖춰 입고 나와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가끔은 개성을 살려 치마를 입을 수도 있고, 조금 길이가 짧아질 수도 있다. 이런 여성 골퍼를 보면 영락없이 한인 남성들 입에서 "저렇게 입고 나올 거면 왜 골프장에 나와, 노래방으로 가지, 아님 춤을 추러 가던지, 저러니까 남자들이 우습게 보는 거지…."

이렇듯 여성들을 향한 심리적 비하가 경제적인 측면에까지 미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등 이공계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이 일반 직장에 비해 더 성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종사자 여성 중 절반은 '여자이기 때문에 직장에서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서 이공계 종사자 남성은 19%에 불과했다. 또 '자신의 성별이 직장에서의 성공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답한 여성도 20%에 달했다. 이에 반해 남성은 7%에 불과했다.



차별은 처우에서도 존재한다. '동일 직종의 이성보다 급여를 덜 받았다'고 답한 여성은 29%로 남자(6%)보다 훨씬 많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구촌 남녀의 경제적 차별을 완전히 없애려면 217년이 걸린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 촉발된 '미투(Me Too)' 운동이 전개되면서 여성을 향한 성추행, 더 나아가 성적 폭행 정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어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여성 비하 발언 금지 운동도 함께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너그럽게 넘기려고 해도 여성들을 비하하는 농담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남자와 여자는 신체 구조가 다를 뿐, 모든 면에서 평등하다. 남녀가 평등해지려면 우선 남성들의 여성을 향한 비뚤어진 고정관념과 시선부터 고쳐야 한다.


임은숙 / 종교·문화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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