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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꼼짝마” …대치동 학원가 몰카 단속 동행해보니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7/31 04:06

수서경찰서, 31일 대치동 학원가 두 곳 점검
학교 비해 학원 보안 약해 학생·학부모 불안 커
앞으로 민관경 합동으로 월 4회 점검 예정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화장실에서 수서경찰서와 강남보습학원연합회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불법촬영 등 성범죄 근절을 위해 불법 카메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언남고 1학년 정보경(16)양은 주 3~4회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있는 학원에 갈 때마다 화장실을 이용하기가 꺼려진다. 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멍이 수십 개 뚫려 있어 ‘몰래카메라(불법촬영)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정양은 “화장지 등으로 구멍을 막아도 ‘나도 불법촬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쉽게 사라지진 않는다”며 “학원은 학교와 달리 외부인에 개방돼 있어 이런 범죄에 더 취약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육 1번지’ 대치동에는 보습학원만 1300개가 넘고, 이곳을 드나드는 학생 유동인구만 10만명이 넘는다. 여름방학이 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학생들이 유입되기 때문에 대치동을 오가는 학생 수는 훨씬 더 증가한다.

하지만 대치동은 상대적으로 불법촬영 범죄에 취약한 편이다. 건물이 오래돼 보안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고, 학원의 특성상 오가는 사람이 많아서다. 고1 딸을 둔 서모(46?삼성동)씨는 “아이가 집 밖에서는 화장실을 가기 무서워해 학원을 알아볼 때 시설이 어떤지도 신경을 쓴다”며 “상담을 위해 학원을 방문할 때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곳도 화장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런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해 31일 대치동 학원가 불법촬영 단속에 나섰다. 이날 점검에는 수서경찰서 소속 경찰관 20명, 강남구 관계자 5명, 학원연합회 등 유관단체 관계자 25명이 참여했다.

홍명곤 수서경찰서장은 “지난 6월 강남 유명 체조학원 강사가 여성 수강생을 불법촬영한 사건이 발생해 학원가에서도 불법촬영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학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과 여성안심보안관들은 A보습학원과 B수학학원 두 곳을 점검했다. 경찰들은 여자 화장실 앞에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후 가방에서 손바닥만 한 검은색 전파탐지기와 렌즈탐지기를 꺼내 불법 카메라를 찾았다. 천장과 변기?쓰레기통?휴지걸이 등을 기기로 확인하며 불법 카메라 유무를 점검했다. 불법카메라가 발견되면 탐지기에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데, 이날 다행히 불법촬영 장비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서경찰서는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불법촬영 단속을 해왔으나 경찰의 인력과 장비로는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앞으로는 지자체?학원연합회 등과 합동으로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하고 월 4회 불법촬영 단속에 나선다. 또 학원연합회에서도 이와 별도로 단속기계를 구입해 자체적으로 불법촬영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점검 대상 화장실에는 ‘불법 촬영 상시 점검’ 스티커를 부착할 것”이라며 “불법촬영 범죄자들에게 ‘언제 단속에 걸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해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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