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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렬하게, 더 달콤하게…커피 고향의 맛 살린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0 08:03

단일 원두 사용 '싱글 오리진' 인기
지역·장인·가공법 따라 맛 제각각

관세청에 따르면 2017년 1년 동안 한국인이 마신 커피 잔 수는 265억 잔에 달한다. 우리 인구가 5177만 명임을 고려하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512잔이나 된다. 소비량이 보여주듯,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1조7000여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커피 소비량이 급증하고 커피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커피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획일화된 맛을 지닌 커피가 아니라, 자기만의 취향대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환경이 저마다 다른 산지의 특성에 맞춰 수확하고 가공해 원두가 지닌 맛으 최대한 끌어낸 커피가 유행이다. 사진은 다습한 인도네시아 기후 특성에 맞춰 건조 시간을 줄인 습식 탈곡으로 생두를 가공하고 있는 커피 장인. [사진 네스프레소]

산지별 개성 드러나는 싱글 오리진 유행

늦수확한 커피 체리(왼쪽)와 정상 시기에 수확한 커피체리를 비교해 보여주고 있는 콜롬비아의 커피 장인. [사진 네스프레소]

최근엔 이들을 중심으로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 커피가 유행하고 있다. 커피는 생산 지역마다 풍미와 맛이 각각 다른데, 싱글 오리진 커피는 단일 원산지의 원두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산지별 특성을 확실하게 즐길 수 있다. 최근 작은 규모의 로스터리 카페뿐 아니라 대규모로 블렌딩한 원두를 사용해 일정한 커피 맛을 고수하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도 잇따라 싱글 오리진을 출시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직장인 이유정(35)씨는 하루에 커피 2~3잔씩을 즐겨 마시는 커피 마니아인데 되도록 싱글 오리진을 찾아 마신다. 이씨는 “바디감이 묵직한 커피를 좋아해 원두를 고를 때면 산지를 꼭 확인하는데 콜롬비아인 것을 주로 주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커피가 주인공인 카페뿐 아니라 레스토랑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주옥’의 신창호 셰프는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커피의 원두나 원산지를 물어보는 고객이 늘어나는 등 예전보다 고객들의 커피에 대한 기호가 확실하게 드러난다”며 “특히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저마다 지역별 원두의 특징을 기본적으로 알고 이어, 대중적인 입맛에 맞춰 블렌딩 된 커피보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확실한 특징을 가진 싱글 오리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산지별 특화한 가공법으로 특징 극대화

공정 무역을 인증받은 마스터오리진 인도네시아 커피. [사진 네스프레소]

사람들의 요구가 세분되면서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기존의 싱글 오리진에서 더 진화해, 산지별 커피의 맛을 극대화한 ‘마스터 오리진(Master Origin)’을 출시했다. 이는 세계 각지의 숙련된 커피 장인이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커피 체리(열매)를 수확·가공한 것으로 싱글 오리진의 맛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다습한 기후의 인도네시아에선 원두가 부패하거나 변질되기 쉽다, 때문에 이곳의 커피 장인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건조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인 '습식 탈곡 가공법'으로 우디향과 깊은 맛을 완성했다.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에티오피아에선 수확한 커피 체리를 뜨거운 태양 아래 장시간 건조해 산미와 과일향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산지별 원두의 특징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확 시기를 달리하기도 한다. 콜롬비아에선 바디감이 풍부한 원두의 특징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빨갛게 익은 커피 체리를 수확하지 않고 기다렸다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는 '늦수확 가공법'으로 커피의 풍부한 과일향을 더했다.
습하고 거센 바람이 부는 인도에선 이 바람을 이용해 커피를 건조하는 '몬순 가공'을 택했다. 습한 바람으로 생두가 부풀어 오를 수 있고, 강한 햇빛으로 쪼그라들기 쉽기 때문에 계속 관리해야 하는 까다로운 가공법이지만 이 과정을 무사히 거친 커피는 강렬하고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덕분에 아라비카보다 저평가됐던 품종인 로부스터의 맛을 잘 살려 '로부스터 풍미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가공법으로 맛을 극대화한 니카라과의 '블랙 허니 가공법'도 있다. 가공할 때 생두에 남은 점액질을 거의 제거하지 않는 이 가공법은 까다롭지만 이를 통해 커피 과육이 지닌 천연의 단맛을 모두 담을 수 있어 달콤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대의 높이와 독특한 품종에 맞춘 가공법도 눈길을 끈다. 고지대일수록 고품질의 아라비카를 재배할 수 있지만 온도가 낮아 효모나 미생물의 활동이 더디기 때문에 발효가 오래 걸린다. 콜롬비아 고지대의 커피 장인들은 수확한 커피 체리의 껍질과 과육을 제거한 후 물에 담가 잔여물을 씻어내고 건조하는 '습식 가공법'을 개발해 적용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과일향을 듬뿍 담아낸 게 '버츄오 콜롬비아'다. 멕시코 테팟락스코 산기슭에서 발견된 로부스타종은 이례적으로 크기가 크고 껍질이 단단해 일반적인 가공법으로는 숙성되지 않았다. 멕시코 커피 장인들은 이를 두 번 세척하는 '이중 습식 가공'을 사용해 로부스타종 특유의 강렬함과 스파이시한 향을 얻었고 이렇게 나온 게 ‘버츄오 멕시코’다.

달콤한 과일향의 마스터 오리진 버츄오 콜롬비아. [사진 네스프레소]

각 지역의 농부들이 오랜 시간 인내해 정확한 시기에 수확할 수 있던 건 네스프레소가 2013년부터 국제 공정 무역기구와 함께 운영하는 ‘농업인 미래 프로그램’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퇴직연금 등 농가의 삶을 보장해주는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농가가 꾸준히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네스프레소의 마스터 오리진 인도네시아와 버츄오 콜롬비아는 공정 무역 인증을 받았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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