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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엔 정장? 찢어진 청바지에도 어울려요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0 08:04

티파니 CEO 알레산드로 볼리올로 인터뷰


오드리 헵번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장면을 패러디한 티파니의 새로운 광고 중. 이번 새 광고 모델인 엘르 패닝의 옷차림이 헵번과 달리 후드 티인 것에 주목해보시길. [사진 티파니]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배우 오드리 헵번이 빵조각과 커피를 들고 빨려들 듯 쇼윈도를 쳐다보던 장면을 기억하는지. 바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한 장면이다. 전무후무한 영화 PPL로 기억될 이 장면이 최근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장면으로 재탄생했다.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 ‘빌리브 앤 드림’이다. 새로운 주인공은 엘르 패닝. 찢어진 청바지에 후드 티를 입은 패닝은 우울한 표정으로 티파니 쇼윈도를 한참 바라보다 기쁨으로 충만한 채 뉴욕 거리를 배경으로 즐겁게 춤을 춘다.


티파니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 '빌리브 인 드림'은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위트와 즐거움이 넘친다.


당당한 현대 여성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를 혁신 중인 티파니 CEO 알레산드로 볼리올로.


이 광고 캠페인을 지휘한 사람은 티파니의 CEO 알레산드로 볼리올로다. 럭셔리 패션·주얼리·자동차 산업에서 30년 간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해 10월 티파니의 새로운 수장이 되면서 브랜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7월 홍콩에서 열린 ‘블루북 컬렉션’ 전시와 ‘페이퍼 플라워’ 론칭 행사에서 그를 만났다. 블루북 컬렉션은 매년 새롭게 디자인되는 티파니의 하이주얼리 제품들로 브랜드의 기술력과 역사를 집대성해 선보이는 행사다.


티파니가 올 가을 새롭게 출시한 '페이퍼 플라워' 컬렉션 광고 포스터. 플래티늄과 최상의 다이아몬드로 세팅된 고급 주얼리를 후드 티, 찢어진 청바지 등 젊은이들의 일상의 옷과 믹스 매치한다는 컨셉트가 초점이다.

-엘르 패닝이 등장한 새로운 광고 캠페인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새롭게 해석했다. 어떤 메시지가 있나.
“우리가 올 가을 새롭게 선보이는 ‘페이퍼 플라워’ 컬렉션은 플래티늄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파인 주얼리들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대로 차려 입은 모델이 주얼리를 착용한 광고는 하지말자 생각했다. 대신 ‘종이로 만든 꽃’이라는 주제답게 위트와 유머를 접목시켰다. 엘르 패닝이 착용한 옷도 요즘 젊은이들다운 후드 티와 짖어진 청바지다. 파인 주얼리를 대하는 현대적이고 위트 있는 믹스 앤 매치 스타일 컨셉트를 보여주려 했고, 이는 바로 현대 여성들이 주얼리를 착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유럽이 근간인 주얼리 브랜드들과 달리 뉴욕에서 출발했다. 티파니가 추구하는 ‘아메리칸 럭셔리’란.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주얼리는 격식 혹은 형식과 동일시된다. 반면 티파니는 일상에서 애용되며,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유러피언 주얼리 브랜드의 기원이 귀족계층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과도 차별된다. 티파니는 과시하기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인의 감성을 기반으로 사회가 원하는 규범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기쁨과 만족을 위해 패션과 주얼리를 활용하는 현대 여성에 집중하고 있다.”

'페이퍼 플라워' 컬렉션 중 옐로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파이어 플라이 펜던트.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소비자와 소통하는 새로운 광고들이 주효했다. 그 중 하나가 사랑과 언약을 주제로 한 ‘빌리브 인 러브’ 캠페인이다. 사랑에 빠진 실제 커플들의 손을 촬영한 사진이 주요 내용이었는데 동성애를 비롯해 서로 다른 인종간의 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표현한 접근법이 매우 혁신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2018년도 1분기엔 15% 실적 상승이 있었다.”


'페이퍼 플라워' 컬렉션 중 옐로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파이어 플라이 반지.

-주얼리 브랜드에게 웨딩 주얼리는 큰 시장이다. 하지만 요즘 결혼하는 커플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 그렇다고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결혼 통계가 중요하지 않은 이유다. 과거에는 ‘사랑의 결실=결혼’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요즘은 결혼 유무를 떠나 ‘사랑’을 표현하는 경우의 수가 훨씬 다양해졌다. 주얼리는 남녀사이 뿐 아니라 나를 위한 사랑의 증표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사랑과 언약에 대한 우리 비지니스 카테고리 명칭도 ‘인게이지먼트(engagement·약혼)’ 세일즈에서 ‘러브 앤 인게이지먼트’로 바꿨다.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파트인데 1분기 동안 11% 상승했다.”

실제 커플들을 촬영한 '빌리브 인 러브' 광고 캠페인 중 한 장면.


-1분기 실적에서 특히 아시아 지역 성장(28%)이 눈에 띈다.
“첫째는 40년간 기반을 다져온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늦게 합류했기 때문에 그만큼 네트워크를 확장시킨 결과다. 둘째 이유로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지대한 열정을 지닌 아시아 국가의 특성에 있다고 본다.”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분석은.
“아직 티파니로 방문한 적은 없지만 이미 한국을 수차례 방문한 바 있어 한국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다. 한국은 럭셔리 산업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다. 디젤에 있을 때도 한국은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선구적인 시장이자 트렌드를 주도하는 마켓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런 맥락에서 럭셔리를 보다 현대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는 우리에게 한국 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 하다고 본다.”


티파니 하이주얼리의 정수를 볼 수 있는 '블루북 컬렉션'. 매년 혁신적인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는 얼음조각이 갈라진 듯, 서로 다른 모양의 다이아몬드 조각을 섬세하게 연결한 목걸이였다. 예상 판매 가격은 10억원 정도라고 한다.

-샤넬 같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도 주얼리를 만든다.
“오히려 이런 현상이 주얼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티파니는 단연 세계 최고의 주얼리 하우스로 180여 년 간 다져온 전문성을 갖고 있다. 수천 명의 숙련된 직원들이 주얼리 메이킹부터 스톤 세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또 티파니는 다이아몬드를 직접 커팅하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글로벌 주얼러이며,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다이아몬드의 0.04%만이 티파니 다이아몬드 품질에 부합한다. 이는 타 브랜드가 따라 올 수 없는 우리만의 강점이다.”


-모든 산업분야에서 디지털이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티파니는 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선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이커머스가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는 매우 적극적이다. 이는 소비자와의 교감뿐 아니라 매우 강력한 옴니채널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도 매우 주요하다. 디지털은 회사의 주요 전략 중 하나고 나는 이를 더욱 극대화할 계획이다.”

-다이아몬드를 온라인으로 구매한다는 게 생소하다.
“온라인 판매는 티파니 전체 세일즈의 7%를 차지한다. 약 2억5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객이 온라인을 방문해 티파니의 장인정신, 역사에 대해 알고 제품의 이미지와 가격을 검색해 실제로 매장을 방문하는 유기적인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티파니에 합류한 이래 당신의 가장 큰 활약을 꼽는다면.
“직원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갖고 조직 내 소통을 강조한 점을 꼽고 싶다. 티파니 직원들은 이 조직의 전문가이자 본질이고 정수다. 티파니라는 브랜드가 이토록 오랜 세월 장수하며 브랜드를 구축해 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모두 이들 때문이다. 이들이 브랜드와 조직에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게 나의 의무이자 매출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티파니 '홈&액세서리 컬렉션' 중 가격 때문에 논란이 됐던 '스털링 실버 틴캔'. 가격은 100만원 대.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홈&액세서리 컬렉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 기사들이 있었다.
“티파니 제품은 수백만 달러 하이 주얼리부터 수백 달러의 실버 기프트 제품까지 폭이 넓다. 홈&액세서리 컬렉션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스털링 실버 틴캔’(캠벨 수프 캔과 비슷한 형태의 은제품으로 가장 많은 비판 대상이 됐다)은 환상적인 무게감과 형태를 지닌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동시에 커프 링크스, 머니 클립 같은 일상적인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을 갖췄다.”


-티파니의 경쟁자는.
“티파니 고객들이 경험하는 모든 브랜드가 우리 경쟁 브랜드다. 단적인 예로 삼성전자 매장 또는 어느 호텔에 방문해 환상적인 경험을 했다면 그들은 우리의 경쟁사가 될 수 있다.”

홍콩=서정민 기자 meanreww@joongang.co.kr 사진=티파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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