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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삼아” 문건파기 변호사, 영장심사 중 판사에 구명 e메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0 19:37

"대법에서 가져온 자료, 선임연구관 시절 개인적 자료"
검찰, e메일이 압수영장 기각에 영향 미친 것으로 의심


지난 9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 자료를 들고 나갔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파기한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가 압수수색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중에 현직 판사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항변하는 e메일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및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선상에 오른 전·현직 판사들이 e메일을 이용해 수사를 방해한 정황으로 보고 증거인멸에 현직 판사들도 관여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유해용(52) 변호사는 전날 현직 판사들에게 e메일을 보내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인 김영재 원장 측 특허소송과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에서 선임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수집한 자료들을 무단 반출한 혐의에 대해서는 “법원에 근무할 때 습관처럼 작성·저장했던 자료들 중 일부를 추억 삼아 가지고 나온 것”이라며 “부당한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법원 등에 따르면 유 변호사는 또 검찰이 의심하는 공무상비밀누설·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가지고 있던 자료들 중 상당 부분은 개인의견을 담은 자료로서 공무상 비밀이나 공공기록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판결서 초고라고 표현된 의견서 역시 거의 대부분 이미 판결이 선고된 사건에 관한 것일 뿐 아니라, 이 역시 연구관이 작성한 초안에 제가 의견을 추가해 기재한 것으로 미완성 상태의 문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문건이 무단 반출된 사실이 처음 드러난 지난 5일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별건 수사 의도가 명백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검찰이 김 원장 측 소송 관련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만 가져와서 PC에 저장된 파일을 확인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유 변호사가 최대 수만 건의 재판연구관 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등을 출력물 또는 파일 형태로 보관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7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은 유 변호사가 e메일을 돌린 뒤인 10일 오후 늦게 기각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를 나흘째 검토 중인 상황에서 유 변호사가 현직 법관들을 상대로 일종의 구명 운동을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메일은 현재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는 법관에게도 일부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건 파기를 전후한 유 변호사와 법원행정처의 접촉을 비롯해 전날 전송된 e메일이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대법원 재판자료를 반출 소지한 것은 대법원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나 죄가 되지는 않는다”라는 이유를 들어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2014년 유 변호사가 선임재판연구관으로 재직할 당시 재판연구관으로 함께 근무했다. 박 부장판사는 2013년 2월에, 유 변호사는 2014년 2월에 대법원으로 발령받았다.

11일 오전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의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사무실로 한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에 있는 유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박 부장판사는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대부분 기각하면서 특정 사건번호로 검색해 나오는 통진당 소송 관련 문건에 대한 압수수색만 허용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 대선 전후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와 공모해 댓글을 조작한 혐의 등을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변호인단에서도 지난 10일 사임했다. 유 변호사는 김 지사 변호인단 중 유일한 판사 출신이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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