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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생활 깊숙이 들어온 판데믹

이런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다. 처음엔 중국 일부 지역만 해당되는 일이라고 여겼다. 고국에까지 사태가 번지자 그제서야 걱정이 들었다. 일부 지역에서, 특정 집단에서 상황이 악화되자 안타까움과 원망이 밀려왔다. 그러면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이곳은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했다. 그러다 3월초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번 전염병 사태를 판데믹(pandemic)이라고 규정하고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이 변곡점이었다.

그 뒤로 이곳에서도 모든 것들이 변했다. 일리노이주의 식당과 주점이 배달이나 투고만 제외하고 영업을 하지 못하고 시카고공립학교는 한달 가량 휴교 조치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버브 지역의 각 학군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녀들이 집에만 있으니 부모 역시 밖에 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대형 할인점에는 화장실 휴지와 페이퍼 타올, 청소용 와잎 등이 동이 났다. 일부 재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업소에서는 일인당 구입 물량을 제한해두고 있다. 재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면 업소 문을 열기 전부터 길게 줄을 선 인파를 각오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식품도 마찬가지다.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사람들이 식품을 다량으로 구입하고 있는 모양이다. 평소라면 매대를 가득 채웠을 식품이 텅텅 비어있다. 시리얼과 파스타, 캔 음식, 우유, 계란 등이 구하기 어려운 품목들이다. 정부에서는 의료진들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거나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구하려고 안달이다. 어제도 지인이 특정 업소에 마스크를 온라인으로 판다고 알려줘 살펴봤더니 다음달 초나 되어야 배송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 19으로 인한 우리들의 삶이, 평소에 유달리 특이한 삶을 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끼치는 영향이 이렇다. 밖에 나가지 못하니 우울증이 올 것 같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흔하다.

그러는 와중에도 가짜 뉴스는 멈출 줄을 모른다. 어느 업소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느니, 어느 업소 대표가 확진 판정을 받아 모습을 감췄다느니 하는 뉴스는 공공에게 필요한 정보라기 보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태로 익명성을 담보로 쉽게 퍼져나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정부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면서까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통행금지를 하면서까지 이동을 최대한 자제토록 하고 있다. 시카고 시장은 자신이 아플 경우 절대로 집밖으로 나오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어길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청의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집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연방 정부에서는 신속한 경기부양을 위해 개인들에게 수표를 곧 발송할 것이라는 뉴스가 들린다.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에게도 대출 등을 통해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도 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5월초에 최고점에 올랐다가 7월이나 8월에야 진정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상황이 상승세라는 점이고 중국이나 한국의 상황을 보더라도 갑자기 상황이 개선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이 바이러스 혹은 다른 변종의 바이러스와의 동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현명한 선택과 대응이 절실하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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