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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뻘 의원에 "빌어먹을 X" 폭언…성차별 논란 뒤집어진 美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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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7/23 23:50

공화당 男의원, 민주당 女의원에 "빌어먹을 X"
男 의원 "나도 딸과 아내 있는 사람" 모호한 사과
女 의원 "결혼했다고 다 점잖아지지 않아"
펠로시 의장도 "성차별 뿌리깊게 박혀" 비판

미국 의회가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60대 남성 의원이 딸뻘인 30대 여성 의원에게 폭언하면서다. 문제를 더 키운 건 남성의원의 모호한 사과였다. 여성의원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자신에게 혐오 발언을 한 테드 요호 공화당 하원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회 내 성차별 문화를 비판했다.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 의원(뉴욕주·30)은 전날 의회 연설에서 남성들의 여성 혐오성 언행이 미국 사회에 만연해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테드 요호 공화당 하원 의원(플로리다주·65)이 자신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하고도 진정성 없는 사과를 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은 지난 20일 시작됐다. 당시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의회 계단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범죄가 늘어난 원인이 실업과 빈곤층 급증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갑자기 요호 의원이 끼어들었다. 요호 의원은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에게 삿대질하며 '역겹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욕설을 쏟아냈다고 한다. 또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 '빌어먹을 X'이라는 말도 했다"고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주장했다.

이 사건은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요호 의원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테드 요호 공화당 하원 의원이 2019년 12월 18일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자 요호 의원은 22일 의회에서 "나는 딸과 아내가 있는 사람이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에게 한 말은) 여성 혐오적 발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무례한 대화 매너에는 사과한다"면서도 "내 열정 또는 하나님과 가족, 국가를 사랑해서 한 말에는 사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은 범죄율과 실업률 급증을 연결한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을 뿐이라며 책임질 일 없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요호 의원의 모호한 사과에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요호 의원이 (스스로) 아내와 두 딸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나도 누군가의 딸이다. 남성들의 성차별에 맞서는 딸로 성장한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요호 의원이 언제든 '여성 혐오' 언행을 할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은 모든 남성에게 당신의 딸들에게도 그런 말을 해도 된다고 허락한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한 여성으로서 혐오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울먹이며 "다행히 우리 아버지는 지금 세상에 안 계셔서 내가 남성에게 학대받는 것을 모르신다"고도 덧붙였다.



요호 공화당 하원 의원(오른쪽)이 취재진 앞에서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왼쪽)에게 혐오 발언을 쏟아내 미 의회에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AP=연합뉴스]






그동안 사회에서 겪은 성차별도 언급했다. "뉴욕 브롱크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노동계층으로 수많은 식당에서 일하며 무수히 많은 성차별을 받았다"며 "덕분에 요호 의원의 발언은 상처 거리도 안된다. 요호 의원이 내게 한 말은 식당에서 시시덕거리던 남성들의 말과 다르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여성을 향한 폭력과 폭력적인 발언을 받아들이는 문화, 그 문화를 뒷받침하는 권력 구조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요호 의원의 사과에는 "딸이 있고, 아내가 있다고 점잖은 사람이 되진 않는다. 사람을 품위와 존경으로 대하면 점잖은 사람이 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공화당은 침묵을 지켰다. 다만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만 "사과를 하면 받을 줄 알아야 한다"며 요호 의원을 옹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당 수장인 펠로시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20년을 의원으로 일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내 이름을 직함 없이 함부로 부른다"며 "성차별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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