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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유대인과 미국의 백화점

백화점에 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다양한 상품이 한 군데에 있는 점, 믿을 수 있는 상품이 있을 것이라는 점,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눈으로 샤핑해도 괜찮다는 점, 장소가 쾌적하다는 점, 등이다. 사실 백화점에 있는 물건이 좋기만 한 것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알겠지만, 누구에게나 백화점에 가는 이유가 이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백화점을 영어로는 ‘Department Store’라고 한다. 다양한 상품을 각 상품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칸막이로 막아 놓고 판다는 뜻이다. 한편, 동양에서는 ‘백화점’(百貨店) 이라고 한다. 백 가지 상품을 판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용어인데, 원래는 만 가지의 상품을 판다는 뜻으로 ‘만화점’(萬貨店) 이라고 했는데 중국 청나라 황제가 백화점을 시찰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만화점’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으니 ‘백화점’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이후로 ‘백화점’이라는 말로 정해졌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 처럼, ‘백화점’이라고 하면 왠지 고급 상품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좀 더 비싸게 사더라도 백화점에서 사는 물건은 고급 상품일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기본적으로 백화점의 시설과 전시장은 고급스럽게 만들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백화점에는 세 가지가 없다고 하는데, 창문이 없고, 일 층에 화장실이 없으며, 벽에 시계가 없다고 한다. 백화점의 손님이 샤핑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바깥을 내다보지 말고, 시간도 느끼지 말며, 위층에 있는 화장실을 찾다 보면 더 많은 상품과 접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상술이다. 이렇듯 백화점은 고객이 돈을 더 내고도 만족도를 느끼게끔 하는 분위기를 무기로 한다. 따라서 백화점을 잘 운영하면 큰 돈을 벌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백화점은 유대인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유대인들이 돈이 벌리는 곳을 찾는 데에는 남다른 재주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백화점의 탄생과 발전은 만국박람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850년대에는 영국, 프랑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박람회의 개최가 일대 유행이었다. 강대국들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혈안되어 있던 때라 선진국들이 서로 앞다투어 자국으로 만국 박람회를 유치하여 개최했다. 자국의 제국주의적인 위세을 자랑하기 위한 면도 있었다. 1851년 영국은 런던 만국박람회를 열었는데, 총 604만 명의 입장객이 이 박람회를 관람했다. 이에 자극 받은 미국은 1853년 뉴욕 박람회를 개최하여 105만 명의 입장객을 둥원했다. 그러자 프랑스는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개최에 만국박람회 개최 경쟁에 뛰어들었다. 과거 박람회 개최에서 재미를 톡톡히 본 미국은 1876년 독립 100주년에 필라델피아 만국박람회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이후 프랑스는 박람회를 일시적으로 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항상 열어 두는 아이디를 개발해냈다. 이것이 바로 백화점의 시작이라고 본다. 프랑스에서 백화점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다른 선진국도 급속이 백화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1858년 로랜드 메이시(Rowland Macy)라는 사람이 뉴욕 맨해튼 번화가에 세운 메이시 백화점이 처음으로 개장됐다. 그후 1868년 유대인 카우프만(Kaufman)이 피츠버그에 엠포리엄(Emporium)이라는 백화점을 세워 유대 상인들이 연쇄적으로 백화점을 미국 각 대도시에 개점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1861년에는 블루밍데일(Bloomingdale) 유대인 형제는 뉴욕에 1872년 블루밍데일 백화점을 세웠으며, 몇 년 후에는 1천명의 종업을 거느리는 대형 백화점으로 키웠다. 1920년에는 유대인 스트라우스(Straus)가 메이시 백화점을 인수하는 등 백화점은 유대인 사업가들이 극도로 흥미를 갖는 업종이 되었다. 지금도 거의 모든 백화점은 모두 유대인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이렇듯 유대인들은 한 사람이 성공하면 서로 이끌어 주면서 동족들과 같은 업종에서 성공하는 협동심을 보여 준다는 점은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다른 유통 산업과 마찬가지로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을 통한 상품 판매 상술의 위세에 눌려백화점 사업도 사양 길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어스, 메이시, 블루밍데일 등 적잖은 백화점 기업이 사업을 접거나 사업의 영역을 축소하고 있다. “3대를 가는 부자 없다”라는 옛말이 터무니없는 말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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