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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유전자 검사받으세요”

혼혈입양인 가족 찾기 ‘325Kamra’

조지아주에서 무료 유전자 검사 활동
처음 논의한 호텔 방 325호 단체명으로
“DNA로 입양인의 가족 재회 도와요”


사는 동안 많은 상처를 받는 혼혈입양인들은 병원에 갔을 때 또 한 번 마음의 문을 닫는다.

주치의 시스템인 미국에서는 처음 의사의 진찰을 받을 때 가족의 병력을 말하게 된다. 이민자라면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하는 일이다. 이 자리에서 혼혈입양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고 부모에 대한 기억조차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혼혈입양인의 뿌리 찾기를 돕는 ‘325Kamra’의 티아 리고스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모에게 암이나 고혈압, 당뇨, 간질처럼 어떤 질환이 있었는지조차 모를 때 다시 한번 아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볼 때마다 내 얼굴이 엄마를 닮았을까, 내 어떤 모습이 아빠를 닮았을까 생각하는 게 혼혈 입양인들의 삶이에요. 자녀를 낳은 뒤에는 ‘내 아이를 보기만 해도 이렇게 예쁜데 엄마는 어떻게 나를 버렸을까’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평생 안고 살죠.”

325Kamra는 가족을 절실하게 찾으려는 입양인 또는 혼혈입양인들을 도우려고 무료로 DNA 검사를 해준다.

유전자 채취는 의외로 간단하다. 피를 뽑지도 않고 모발을 제공할 필요도 없다. 면봉을 입안에 넣고 2-3분간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물고 있으면 된다. 결과는 3개월 정도 후에 온라인에서 역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리고스키 디렉터는 “한 가정당 2명까지 무료로 유전자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한인 마트 앞이나 한인의 날 행사가 열리는 한인회관, 교회 또는 선교회 모임 등에서 무료 검사를 도울 수 있으니 언제든 문의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지만 조지아에도 단체 활동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검사 결과에 대한 비밀은 100% 보장됩니다. 입양인들은 생모와 생부를 찾았을 때 자신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창조된 데 대해, 생명을 주신 데 대해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것이죠.”

DNA 키트는 의료기기 개발로 부를 이룬 한국계 혼혈입양인인 토마스 박 클레멘트씨가 기부한 100만 달러의 기금으로 무료 제공된다. 한국어에 익숙지 않은 입양인에게는 희망 시 연간 50달러의 멤버십으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리고스키 디렉터는 부평의 주한미군기지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미국 시민권자로 태어났다. 1978년부터 가족과 미국으로 돌아와 살아 한국어와 영어가 모두 유창하다. 처음에는 통역으로 단체 일을 거들며 인연을 맺었는데 점차 살림살이를 도맡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 단체는 2015년 9월 캘리포니아 버클리시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국계 혼혈 입양인 캐서린 김씨 등 3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이들이 논의했던 호텔 방번호가 325호여서 ‘325Kamra(Korean American Mixed-Race Adoptees)로 이름이 지어졌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리고스키 디렉터는 “우리는 걸으면 되고 길은 하나님이 열어주실 것”이라며 무료 DNA 검사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와 함께 단체 일을 거드는 한국계 혼혈인 제니퍼 바바토씨(barbato)는 “우리는 이 정도의 일을 기획했는데 지나고 보면 더 많이 도우신 것을 느낄 때가 많다”며 “믿음 생활한 지 40년 됐는데 그런 일을 발견할수록 이번에는 어떻게 도우실까 기대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의: 213-399-1173(한국어), mikait@aol.com / 홈페이지: www.325Kamra.org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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