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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동일본대지진 열흘 후] 시카고 일본사회 '술렁'…"일본 인식 전환점"

발 빠른 성금 모금…비즈니스 손실 '폭풍전야'

여느 때처럼 오전 5시 뉴스로 하루를 시작하던 미쓰쿠니 바바씨 부부. 캘리포니아 뉴스라고 생각하다 해일에 떠내려가던 마트서 일본어 간판을 발견하고 심장이 내려앉는다. 급히 도쿄에 있는 딸과 센다이의 40년 지기 친구에게 전화했지만 음성사서함만 반복할 뿐. 10년 같은 1시간을 보내고서야 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3일 뒤 친구로부터 짧은 이메일을 받았다. “나 살아 있어.”

지난 11일 발생한 사상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원전 공포까지. 시카고 일본 커뮤니티의 모습을 돌아봤다.

◇총영사관 비상체제

시카고 일본 총영사관은 재난 당일부터 비상업무 체제다. 매일 일본과 미국 정부 방침을 업데이트 하고 피해 지방에 주거하는 중서부 관할 10개 도시 주민들의 생사를 파악해야 한다. 또 추모록 제작과 성금 모금, 지역 정부로부터 오는 위로문을 관리하고 있다. 다행히 시카고 관할지역에서는 아직 피해자 소식은 없지만 생사 확인이 안되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 시카고를 비롯 중서부에서 파견된 JET(Japan Exchange and Teaching) 영어교사 416명 중 400명의 생존이 확인됐다. 센다이 지방에서 근무하던 27명은 난민소를 옮겨 다니고 있고 일부는 시카고로 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노리 사와다 부총영사는 “사고 후 이틀까지 피해지역 전화연결이 안돼 문의전화가 많았지만 14일부터 안정됐다. 대부분이 전화와 이메일, 페이스 북 등으로 직접 연락하고 있어 총영사관을 찾는 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계 기업은 폭풍전야

일리노이 주는 미츠비시, 타케다 제약, JETRO 등 600개가 넘는 일본 기업 지사들이 주재하고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노말에 소재한 미츠비시 자동차 공장은 약 2주 정도까지 자체 여분 기자재로 버틸 예정이며 본사의 물자수송 중단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 400개가 회원인 시카고 일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사태가 워낙 심각하고 계속 진행 중이라 아직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일본항공 측은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취소와 구매가 동시에 늘고 있다. 모든 국제선이 정상 운영 중이며 최대 피해지역인 도호쿠에 추가 항공을 배정했다. 야마가타, 하나마키, 아키타 등 북동쪽 지방 항공편도 늘리고 재난으로 인한 취소나 변경 수수료는 받지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재원도 이민자도 ‘침통’

고국 소식에 가슴이 찢기는 건 모두 매한가지. 하지만 이민 시기에 따라 반응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1900년대 초 미국 이민이 시작된 일본 사회는 현재 2, 3, 4세대 재패니즈아메리칸들이 주를 이룬다. 일본에서 살았거나 직접적인 친분관계가 넓지 않지만 이번 재난으로 조국에 대한 깊은 뿌리 의식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일본 이민 3세인 메리 도이씨는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대량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후쿠시마에 살고 있는 어머니 외사촌들과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 도이씨는 “스스로 미국인이며 일본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지진 후 일본에 있는 부모의 가족들을 생각하게 됐다. 일본 전체라기보다 혈연 때문에 특정 인물들을 걱정하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재패니즈아메리칸들에게 일본을 인식하는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에 있는 그 집은 1600년대 사무라이 조상 때부터 내려오던 곳이다. 나와 일본의 연결고리일 뿐 아니라 내게는 일본의 역사다. 아름다운 그 곳이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신속한 성금운동 전개

일본인들은 비영리단체와 업체들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성금 모으기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Japan American Society는 소식을 듣자마자 성금 모금 사이트를 열었고 29일에는 한인 운영 일식당 ‘Japonais’와 함께 구호금 마련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미쓰쿠니 바바 사무총장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한정돼 있어 성금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있다. 단체별로 연결고리를 이용해 개별적으로 성금 모으기를 진행하고 있다. 누가 더 모으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고 말했다.

Japanese-American Service Committee, Japanese-American Citizens League, 시카고 일본 상공회의소,총영사관 등도 홈페이지에서 구호금 모으기에 나섰다. 또 미츠와 마켓 등은 업소에 성금 박스를 마련하고 있고 일부 일식 요리사들은 성금 모금 출장 요리 이벤트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김주현 기자 kjo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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