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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인회가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토니 채 | 텍사스 중앙일보 부사장 겸 편집국장

11월 21일(목) 실시되는 제37대 달라스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등록이 한창이다. 향후 2년간 동포사회를 상징적, 또는 실질적으로 대표할 인물을 뽑는 절차다.

달라스 한인사회는 인구 10만을 넘어 15만, 2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구 증가와 함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

달라스 한인사회의 역사는 6년전 주달라스영사출장소 개소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개소 전까지만 해도 한인회의 주요 업무는 비교적 간단했다. 주휴스턴총영사관 순회영사업무에 장소와 자원봉사자를 제공하는 일, 연말 송년잔치로 고국의 향수를 달래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 정도였다. 달라스로 처음 이주하는 한인들에게 걸려오는 이런저런 문의 전화를 받는 것도 업무의 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출장소 개소 이후 한인사회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더 이상 수 백여명의 한인들이 시골 5일장터에 나가듯 영사업무를 보기 위해 몰려다니지 않아도 됐다. 메신저나 SNS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고국과의 문화적, 정서적 거리도 좁혀졌다. 달라스에 새로 이주하는 한인들은 현지인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오는 형국이 됐다.



제34대로 접어들면서 달라스한인회는 이러한 동포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가기 시작했다. 물론 한인회장 개인의 물질적, 시간적 희생이 따랐다. 행사 하나를 해도 번듯하게 했고, 내실 있게 했다. 그 결과 한인사회의 ‘명성’은 지역 주류사회는 물론 미주 한인사회, 더 나아가 고국에서까지 알아주는 수준이 됐다.

그러나 고질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인회장 개인의 역량에 따라 한인회의 역할이 들쭉날쭉 해진다는 것이다. 그 역량을 구성하는 요소 중 무시할 수 없는 게 한인회장의 재력이다. 땡전 한푼 받지 못하는 봉사직을 수행하면서, 사실상 모든 비용을 자비로 충당해야 한다. 능력 있는 차세대 리더들이 선듯 한인회장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제37대 한인회장 선거는 한인회가 동포사회 수준에 맞는 ‘대표단체’로 남느냐, 아니면 이름뿐인 ‘그들만의 리그’로 후퇴하느냐의 기로다. 현재로서는 또 다른 재력가가 나서지 않는 한,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 악순환을 반복할 것인가?

한인회는 회장 혼자서 이끌어가는 단체가 아니다. 그게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인회장의 사재출연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으나, 뜻 있는 사람이 부담 없이 한인회장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가까운 미래에 조성돼야 한다.

그 환경을 조성하는 중책의 상당 부분은 기성 세대 지도급 인사들이나 재력가들에게 있다. 적어도 한인회가 재정자립을 실현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렇다. 본인의 낯을 내는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화초를 키우듯, 한인회가 자립해 차세대의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동포들로부터 한인회가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한인회장이 잘해야겠지만, 그 배경에는 기성 세대 리더들이 금전적, 정신적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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