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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공부하는 아이]토끼의 죽음

김윤회 / 공부습관 예스클래스 러닝센터 원장

‘송나라에 한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밭을 갈고 있는데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뛰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밭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머리를 받더니 그만 죽어 버렸습니다. 쉽게 토끼를 얻은 농부는 그날부터 농사는 접어둔 채 나무 그루터기만 바라보며 토끼가 와서 부딪히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토끼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농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수주대토(守株待?)라는 고사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진시황 시대 사상가인 한비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의 정치 사상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 요순시대로 돌아가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각주구검 (刻舟求劍)이라는 고사도 있습니다.
‘초나라의 어떤 검객이 장강을 건너기 위해 배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강 중간에 이르렀을 때 배가 출렁거리면서 갖고 있던 칼이 물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검객은 즉시 칼을 떨어뜨린 곳이라면서 뱃전에 표시를 했습니다. 나루터에 배가 도착하자 검객은 표시된 뱃전 아래로 가서 칼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그를 비웃었습니다.’

진나라 때 편찬된 ‘여씨춘추’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뒷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평이 실려있습니다. ‘지나간 옛법만으로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면 이 검객과 같다. 시대는 변했는데 왜 법은 옛것 그대로인가?’


이 두 이야기의 핵심 메시지는 ‘변화’입니다. 상황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겁니다.

현대 사회는 ‘스마트’라는 단어로 요약됩니다. 하나의 작은 기계만 있으면 통신, 정보검색, 문서작성, 게임 등 필요한 대부분의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인간을 압도하는 지능을 가진 기계가 인간이 해왔던 많은 일을 대신해서 처리할 수 있으며 앞으로 그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겁니다. 인간의 삶에서 기계의 역할이 급격히 달라지면서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도 변화가 보입니다. 과거에 중요하게 여겼던 업무처리능력이나 숙련도, 지식보다 도전정신과 문제해결력, 창의력이 강조됩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육학자들은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교사중심 수업과, 성과중심 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많은 한국 부모님들은 당장 보이는 결과에 집착하여 아이들을 경쟁적 선행 학습으로 내몰기도 합니다. 이런 교육은 현대 사회에서 요구하는 창의력이나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수주대토나 각주구검에서 보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대가 변했으면 가치도 변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문의: 703-314-2899, yesclassv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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