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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 “명장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난 SF 호러계의 레전드”

에이리언: 커버넌트 5월 19일 개봉

SF 호러의 전설 에이리언이 돌아왔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1979년부터 1997년까지 4편을 각각 다른 감독들이 맡으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실상부 최고의 SF 호러 영화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시리즈이다. 이 위대한 시리즈의 첫발은 ‘떡밥의 제왕’으로 불리는 미장센의 마술사 리들리 스콧의 손으로 탄생되었다. 1편은 그 별명답게 흉폭하고 징그러운 외계 생물과의 혈투를 벌이며 생존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전 세계 영화계와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고, 할리우드 프랜차이즈로서의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1986년 전 세계 역대 흥행 영화 1, 2위를 만들어낸 할리우드 괴물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2편의 메가폰을 잡으며 1편보다 압도적인 스케일인 ‘에이리언 2’가 만들어진다. 1편과 달리 수백수천 마리의 에이리언이 등장하며 블록버스터 에일리언으로 재탄생됐다. 1993년 세련된 영상미와 연출, 완벽주의의 천재 감독 데이비드 핀쳐가 3편에서 미니멀리즘의 진수를 보여주며 단 한 마리의 에이리언으로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1997년 에이리언 4를 몽환적, 포스트 모더니즘을 추구하는 프랑스 감독 장 피에르 주네가 맡아, 독특하며 그로테스크한 작품으로 변형시켰다.

그로부터 15년 후, 전설로 남았던 에이리언 시리즈가 부활했다. 바로 에이리언 1편의 30년 전의 시점을 다루는 ‘프로메테우스’이다. 1편을 감독한 스콧이 인류의 기원, 인류의 창조주를 찾는 내용으로 또 한 번 명작의 반열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2017년 ‘프로메테우스’의 후속작인 ‘에이리언:커버넌트’가 개봉됐다. 역시 스콧이 연출을 맡았고 ‘프로메테우스’에서 인조인간으로 열연한 마이클 패스벤더가 1인 2역을 펼친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에서 엘리자베스 쇼 역을 맡았던 누미 라파스가 하차하고 ‘신비한 동물사전’의 히로인 캐서린 워터 스턴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합류했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 임무를 위해 우주로 떠난 커버넌트호가 미지의 행성을 탐사하며 에이리언의 뜻밖의 공격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이다. 영화의 비주얼이나 스케일 면에서는 ‘프로메테우스’보다는 잘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주제의식의 상실이 느껴지는 내용의 전개와 구성은 러닝타임 내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에이리언의 기원에 기초한 신비감으로 긴장감 있는 전개를 펼쳤던 것과 달리 ‘커버넌트’에서는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한 데이비드 라는 인조인간에 초점이 맞춰서 전개됨으로써 공포감과 신비감을 많이 잃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리들리 스콧이 후속편의 제작을 결정했다고는 해도, ‘프로메테우스’와의 연결 다리가 되는 이번 작품을 너무 가볍게 풀어나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러닝타임 동안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에이리언의 공격에 맞선 인간들의 바보같이 작위적인 행동들은 공포감 대신 당황스러움을 낱낱이 보여준다.

평단과 관객들에게 비판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에이리언의 캐릭터다. 기존 시리즈의 에이리언의 캐릭터와 확연히 다른 모습에 기존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기존 에이리언들의 지능적이며 철저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던져진 부메랑을 쫓기에 바쁜 사냥개 마냥 헐레벌떡 사냥감을 추격하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토막낸다. 그리고 빈약한 반전의 설치는 “아직 나는 배고프다” 의 명언이 생각나게 한다.

워낙 기존 시리즈들이 명장 감독들을 거쳐 확고한 SF 호러의 전설로 남았던 만큼, 뛰어넘기가 쉽지는 않았겠지만 훨씬 발전된 부분은 분명히 있다. 미장센의 마술사로 불리는 할리우드 최고의 명장 리들리 스콧의 노련한 연출력은 더욱 더 농익은 힘을 보여줬다. 에이리언의 세계를 비주얼 면에서 한층 더 세련되고 완벽한 디테일로 만들어 낸 것에 대해서는 찬사를 받을만하다.

기존 에이리언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실망할 부분이 분명히 부각되어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관람 포인트를 비주얼의 디테일과 음향 그리고 후속작의 기대로 그저 목적지를 향해 다리를 건너는 기분으로 본다면 눈과 귀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줄평: 철학적인 무대 위의 서커스

길진범/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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