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지식과 행운의 활용

마이클 리
소더비 인터내셔날 리얼티

동물의 왕국을 보면 얼룩말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상 그들은 항상 주위를 경계하면서 풀을 뜯고 있는 것이다.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맹수들로 부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다. 맹수들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식과 행운이 필요하다. 지식은 맹수들의 행동양식, 안전한 방어지역, 맹수들의 공격시 도망가는 방향 등 경험과 목격으로 얻은 정보들이다. 어린 얼룩말들이 맹수로 부터 쉽게 사냥을 당하는 이유는 그들이 빠르지 않기도 하지만,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행운은 이런 모든 지식을 능가하는 항목이다. 지식이 충만하고 넘쳐도 행운이 부족하면 맹수의 덫에 걸리고 만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분석해도 설명이 가능하지 상황이 발생하는 법이다.

인간은 문명을 통해서 이미 맹수들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모든 결정도 지식과 행운으로 점철돼 있다. 출근길에 고속도로가 막힌다는 뉴스에 로컬 길로 갔는데 오히려 더 큰 체증을 겪은 경우, 건강에 좋다고 자연식품을 구입했는데 중금속에 오염된 경우, 벼룩시장에서 아무 생각없이 구입한 싸구려 그림이 명화였던 경우, 연휴를 앞두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교통체증을 피하는 경우. 이 모든 결정들이 지식과 행운은 결과이다. 주식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는 지식에 충실했는데도 실패하고, 아무 생각없이 구입했는데 대박으로 인생을 바꾸기도 하기 때문인다.

주택구입정서지수 (Home Purchase Sentiment Index: HPSI)는 주택구입자들의 주택시장에 대한 정서를 지수로 나타낸 수치이다. 이번주에 발표된 8월 HPSI는 최근 주택시장의 주춤한 상태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8월 HPSI는 금년 봄 4월의 수준으로 다시 내려갔다. 이는 불안한 국내경기와 세계금융시장의 혼돈으로 많은 주택구입자들이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긍정적 반응도 목격되고 있다. 낮아지는 실업률, 여전히 낮은 주택융자 이자율, 그리고 주택가격이 아직 낮다는 생각은 미래에 대한 주택시장에 밝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미래는 밝지만 지금은 구입 결정을 보류한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HPSI수치는 주택구입 결정에 대한 지식을 제공해 준다. 많은 바이어들이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는 뜻은, 아직도 바이어 마켓이라는 뜻이다. 바이어들은 낮은 이자율, 많은 매물, 협상주도권을 이용할 수 있다. 셀러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원하는 대로 주택매매가 이루어지기 힘들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얼룩말의 경우처럼, 지식이 결과를 100% 예측케 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식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의 방법일 뿐이다.

바이어나 셀러의 상황은 각각 항상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향이 최선의 지식 활용인가는 전문가에게 의뢰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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