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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에 물혹이 생겼다는데 암일 수 있나요?"

30대 이후 생기는 1~2개 단순 물혹은
'세포에 난 여드름' 크게 걱정 안해도 돼

많아지면 신장세포 파괴 신부전될 수도
소금 적게 먹고 철저한 혈압 조절이 중요

지난 5월, 젊고(48세) 건강해 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갑자기 신장(콩팥)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특히 그 연령층에서 '나의 콩팥은 안전한지' 관심을 갖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멜라니아 여사의 콩팥문제는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일부 보도에서 '양호한 질병(benign disease)'이라 한 것을 듣고 '물혹(cyst)'이 아닐까 하며 갑자기 물혹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조동혁 신장내과 전문의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가 받은 수술에 대해 궁금해한다. 정확히 어떤 것인가.

"원래 환자의 건강에 대한 개인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이번 경우는 대통령 부인이란 신분때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편인 트럼프가 트위터에 이 사실을 발표했고 본인도 신장문제로 치료받았다고 역시 트위터에 올려 모두 알게 되었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된 간략한 내용으로는 하버드대학 의사들의 표현처럼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음'에 나 역시 한표를 던진다. 보도에 따르면 콩팥 안에 혈관을 막는 방사선과적 시술을 했다고 했으므로 그 병이 혈뇨를 일으키는 병이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것이다. '신장내과 전문의들이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는 이유가 '콩팥에 양호한 질병'이라 하면서 이같은 시술을 하는 케이스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퍼스트레이디의 신장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출혈부위나 신장의 종양부위를 젤로 막았다는 정도이다."



- 일반적으로 신장에서 출혈이 생겼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보통 소변검사를 통해 피가 발견되면 의심을 해본다. 우리가 말하는 혈뇨라 하겠다. 눈에 보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육안으로는 볼 수 없고 검사로 혈뇨를 알 수 있다."

- 소변검사에서 혈뇨가 나오는 질병은 어떤 것이 있나.

"지금 얘기하고 있는 신장질환 외에 방광질환일 때에도 혈뇨가 발견되는데 특히 방광염은 여성들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생긴다. 남성은 전립선염이 있을 때에 소변검사에서 피가 비칠 수 있다."

- 어떤 때에 신장에서 출혈이 나타나나.

"감염을 제외한 가장 흔한 케이스가 신장에 돌이 생겼을 때(신석)이고 그 다음이 사구체에 염증이 생겼을 때(사구체신염)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기 시작한 물혹(cyst)이나 종양, 암이 생겼을 때에도 출혈이 나타난다."

- 일단 소변검사로 혈뇨가 발견된 사람들은 그 다음 조치로 무엇을 해야 하나.

"원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신장 초음파와 피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초음파를 통해 물혹의 모양새와 숫자를 봄으로써 단순 성분(simple cyst)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성분이 위험한지(complex cyst)를 알 수 있다. 동시에 종양 혹은 암인지도 분별할 수 있다. 피검사를 하는 이유는 신장의 기능을 우선 알기 위해서이다. 또 신장이 아닌 다른 부위에 바이러스 감염때문인지, 자가면역질환 때문인지를 찾기 위해서이다. 예로 B형 간염이나 성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도 신장이 손상되어 출혈이 올 수 있다."

- 그 결과가 물혹으로 나온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앞서도 설명했듯이 물혹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보통 30세 이후가 되면 나타나는 단순 물혹이다. 말 그대로 세포에 여드름이 난 정도로 '질병'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로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세포에 작은 주머니 같은 것이 생겨 그 안에 '물'이라 표현할 정도로 위험하지 않는 액체가 있는 상태이다. 유전적인 이유도 있기 때문에 물혹이 많이 있다면 가족들도 검사를 해봐야 한다. 물혹은 신장 외에도 우리 몸의 다른 부위에도 생기고 있다(간, 자궁 등등). 단순 물혹은 처음 발견된 후 몇차례 초음파로 추적검사를 해보고 숫자와 크기나 모양에 변화가 없으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1~2개 정도로, 단순 물혹으로 결과가 나오면 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 이런 단순 물혹은 혈뇨가 없다는 뜻인가.

"단순 물혹도 커지다 보면 간혹 출혈을 할 수 있다. 초음파로 보았을 때 물혹이 여러개 나타나는 경우 다낭성 신장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다낭성 신장질환인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낭종이 더 많이 생기고 크기도 더 커지면서 신장의 정상 세포들을 눌러 파괴할 수 있다. 이럴 경우에 신장 기능이 떨어져 말기 신부전 또는 투석까지도 필요하게 될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처럼 물혹으로 인해 투석을 받는 환자가 꽤 있다. 물혹이 터져 출혈이 생겨서 혈뇨로 나타나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멜라니아 여사가 '만약 물혹'이라면 물혹이 터져서 출혈이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지만 이것 역시 부정확한 것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지금 이슈로 하는 심각하지 않은, 1~2개 단순 물혹은 처음 발견된 다음에 의사의 지시대로 초음파 검사를 해가면서, 상태가 변화되지 않았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물혹의 모양이 단순하지 않게 될 때에는 악성종양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장척출 수술을 하게 되기도 한다."

- 물혹이 여러 개 생겼을 때 특별한 증세가 있나.

"신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거의 증세가 없다. 보통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말기상태로 투석을 해야하는 심각한 때이다. 다낭성으로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경우 가끔 허리가 아프기는 하지만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많아진 물혹이 신장세포를 거의 망가뜨리면 피곤하고, 몸이 붓고, 허리부위가 아픈 증세를 보인다. 소변색이 변하거나 소변보기가 힘들다거나 자주 소변이 마렵다거나 하는 증세는 없기 때문에 조기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일단 1~2개의 단순 물혹이 아니라면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물혹에 변화가 왔을 때 어떤 치료를 하나.

"초음파로 계속 모양의 변화를 워치하다가 형태의 변형이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었을 때에는 물혹이 있는 쪽의 신장을 그대로 떼어내는 수술을 한다."

- 신장을 하나 떼어내도 오래 살 수 있나.

"나머지 신장이 건강하면, 하나로도 충분히 정상적인 신장기능을 하는 데에 지장이 없다."

- 물혹이 안 생기도록 예방방법은 없나.

"물혹이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소금과 고혈압이 물혹을 빨리, 그리고 많이 생기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만일 물혹이 있다면 되도록 소금을 적게 먹고 혈압도 더욱 철저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신장기능이 안좋은 사람은 인(P)을 배출하지 못해 몸안에 쌓이게 되기 때문에 인이 많은 견과류와 현미와 같은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신장은 우리 몸안의 전해질, 혈압, 빈혈, 호르몬 그리고 골다공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장의 기능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이런 2차적인 합병증의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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