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마당극 '봄봄' 초연…'해학담은 K오페라' 호평
3·1운동 100주년 기념
애틀랜타 필하모닉 연주
일제 강점기 농촌상 담아
한국 근대 희곡 문학사의 획을 그은 김유정의 소설을 원작으로 작곡된 창작 마당극 오페라 '봄봄(Spring, Spring)'이 지난 16일 둘루스 주님의 영광교회 예술문화 소극장에서 펼쳐졌다.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가족오페라 형식의 오페라가 풀(full) 프로덕션으로 애틀랜타 지역 무대에 올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틀랜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박민.음악감독 윤현지)가 3.1절 10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린 이번 공연은 평소 오페라를 접하기 어려운 애틀랜타 한인사회 극장에서 양질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실험적 시도라는 점에서 공연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익살스러운 희극 오페라를 뜻하는 '오페라부파(opera buffa)' 전문 윤현지씨가 음악감독을 맡은 '봄봄'은 2001년 서울의 국립극장에서 국내 초연된 이후 지난 16년 동안 한국 창작 오페라 가운데 가장 자주 무대에 올랐다. 서정적인 오페라 선율과 주옥같은 우리 문학의 만남,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한국적 미장센의 조화가 K-오페라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했다는 평이다.
총 12개의 장면이 1시간 안팎의 길이로 진행되는 짧은 단막 오페라 '봄봄'은 일제 강점기 농촌의 시대상을 담고 있다. 1930년대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머슴으로 일하는 데릴사위와 장인 간에 딸의 혼사를 놓고 옥신각신 갈등을 벌이는 이야기 얼개가 흥미를 돋운다.
윤현지 음악감독은 공연이 끝난 뒤 "흥이 있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가락과 우리말의 뉘앙스를 잘 살린 오페라 봄봄을 애틀랜타에서 초연하게 되어 기쁘다"며 "관객의 호응을 고려해 앞으로 애틀랜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시즌제 공연을 펼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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