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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추워' '배고파' 부터 배웠다

한국여자축구 뛴 미국 선수
공영방송서 열악한 현실 전해
황사 속 훈련·텅빈 관중석
선수들 축구밖엔 생각 안해

한국 여자실업축구리그(WK리그) A팀 소속으로 팀을 챔프전 준우승에 올렸던 미국 국적의 선수 조지아 크로프필(Georgia Cloepfil·27·사진)이 지난 7일 공영라디오방송 NPR의 보스턴 지국인 WBUR에 출연해 한국 여자 축구리그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조지아는 2017년 1월 동해바다 가까이 있는 훈련장에 도착해 처음 한 일은 넉가래로 훈련장에 쌓인 눈을 치우는 것이었다. 방송에서 그녀는 처음 배운 한국어가 "아파(Apa)", "추워(Chua)", "배고파(Baegopa)"였다고 할 정도로 당시 힘들었던 기억을 전했다. 이후에는 "힘들어(Himduro)"가 입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고도 했다.

정규시즌 동안 팀의 숙소는 인천의 한 바닷가 근처였다. 훈련장에는 황사가 깔렸다. 경비원 3명이 출입을 통제했고 운동장과 집을 자전거로 돌며 순찰했다. 또 하루 3끼 식사를 할 때마다 먼 거리로 버스를 타고 나가야 했다.

조지아는 학업에 열중할 수 없는 축구선수들의 상황도 지적했다. 그녀는 "한국 운동 선수들 대부분이 12살 때 정규 교육과정을 포기하고 스포츠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동료와는 구글 번역기로 대화했다. 조지아는 동료들에게 학교에서 무엇을 공부했는지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오직 축구였다. 운동을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30세였던 한 선수만 필라테스 강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들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경기가 열려도 관중석은 항상 텅 비었다. 서울 효창 경기장에서 경기가 있던 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가 놀러왔다. 효창 경기장은 1만5000명이 앉을 수 있는 경기장이었다. 비가 왔던 그날 관중은 50여 명에 불과했다.

한국 동료들은 영어에 미숙했지만 최소한 단어 하나는 말할 수 있었다. '파이팅(Fighting)'이었다. 그 말에는 '힘내라(stay strong)', '참아(suck it up)', '기운 내(chin up)', '움직여(move on)'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조지아는 2013년 미네소타주 매캘레스터 대학을 졸업한 뒤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노르웨이 등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현재 리투아니아 진트라 유니버시티아스(Gintra Universiteas) 소속이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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