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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m83cm 손흥민 발은 255㎜…역사를 쏜다

장신이지만 축구화는 작은 편
멍들고 빠진 발톱에 까진 뒤꿈치
이기적 모습 버리고 헌신적 변신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6·토트넘)은 발이 작다. 키가 1m83㎝인데, 축구화는 255~260㎜짜리를 신는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 때는 255㎜ 축구화를 신었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260㎜ 아디다스 축구화 엑스18+를 신는다.

손흥민과 키가 같은 구자철(1m83㎝·아우크스부르크)은 280~285㎜ 축구화를, 손흥민보다 키가 작은 이근호(강원·1m76㎝)도 280㎜ 축구화를 신는다. 벨기에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00㎜가 넘는 '왕발'로 알려져 있다.

손흥민이 작다 싶을 만큼 딱 붙는 축구화를 신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세한 감각까지 다 느끼기 위해서다. 그의 발을 보면 발톱 일부가 빠져 시커멓게 멍들어 있다. 발뒤꿈치는 늘 까진 상태다. 그는 어릴 때 고향 춘천에서 아버지 손웅정(56)씨와 매일 1000개씩의 슈팅훈련을 했다.

이제 손흥민은 그 '상처투성이 작은 발'로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18일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전에 출격한다.



4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알제리에 2-4로 패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의 두 눈은 퉁퉁 부어있었다. 눈물을 멈추지 못한 그는 "새벽까지 응원해준 국민께 죄송하다. 제 월드컵 데뷔골은 중요하지 않다. 팀이 진 게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대표팀 막내였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대표팀 에이스가 된 손흥민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가득하다.

일각에선 손흥민을 박지성(37)과 비교한다. 손흥민은 올 시즌 소속팀(토트넘)에서 18골이나 터뜨렸지만, 대표팀에 오면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반면 박지성은 선수 시절 소속팀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도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랬던 손흥민이 요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나라를 대표해" 등의 표현을 자주 쓴다. 또 축구화에 태극기를 새겨넣었다. 축구계에선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대표팀에서 은퇴할 경우, 차기 후보로 손흥민을 꼽는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스웨덴의 경계대상 1호다. 2011년부터 두 시즌 동안 함부르크(독일)에서 함께 뛴 스웨덴 마르쿠스 베리(알 아인)는 "손과 재회해 반갑다. 그는 환상적인 선수고 발전을 거듭했다"면서도 "그를 막아서 우리가 이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한 맥주 광고에서 차범근 전 감독은 "2002년을 생각해보라. 해보기 전까지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이기지 못할 상대는 없다"고 말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 안정환은 "뒤집어버려"라고 외쳤다.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적을 바라는 한국이 믿을 구석은 손흥민, 그중에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위해 작은 신발의 고통을 참아내는 그의 발뿐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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