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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북한의 실상(實像)과 허상(虛像)

미 국민의 북한방문이 금지된 기간에도 미 영주권자는 북한 여행이 열려있다. 지난해 12월 31일자 중앙일보에 R 기자가 북한 방문 설명회 및 간담회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일반 관광객이 보는 풍광(風光)과 기자의 관찰력으로 보는 글이 같을 수는 없다.

R 기자는 "'북한은 오토 웜비어를 최선을 다해 치료했으나 건강이 악화되자 최첨단 의료수준을 갖춘 미국에 돌려보낸 것이다. 웜비어는 고문의 증거가 없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미국이 좋은 빌미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죽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는 언급을 보고 그들의 변명을 그대로 받아 기자의 의견으로 발표한 것 같다.

여행을 하다 보면 세계 어느 나라든 방문한 나라에 호감과 애착이 생긴다. 철천지 원수였던 북한 땅에서 한국어로 주고받는 여행지의 친밀감은 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 나라를 수차 방문하다 보면 친밀감이 두터워 지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아직도 적대시 하는 북한을 여러 번 방문한 사람이 내뿜는 북한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면 우리는 그들을 친북파로 치부 한다.



R 기자는 "북한을 가보지 않고 나쁘다고 하는 것은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옳은 논평을 하였다. 반면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탈북 동포들은 며칠간 북한을 다녀와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북한 실상을 뭘 안다고 떠드냐고 질책한다.

모든 사물을 관찰하는 데는 동전의 양면이 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실상과 허상이 있다. 대부분의 북한 관광이 국가시책으로 그들이 꾸며 놓은 지상천국만 보여주지 동전의 뒷면은 보여 주지 않는다. 필자가 방북 시 묵었든 양각도 호텔 주장에 빼곡히 들어찬 관광버스에는 내국인이 아니고 수많은 서양인들이 전부이다. 그들은 북한의 화려한 허상만 보고 가서 그 나라의 친북성향 인사가 될 것이다. 관광객이 자유로이 시내를 활보할 수 없는 관광은 북한 스스로 허상만 보여 준다는 것을 증명한다.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고 하여 혼쭐이 난 사람도 있지만 비난을 무릅쓰고 나도 한마디 하자면 평양은 아름다운 도시이다. 시내가 매연이 없으니 공기가 신선하고 주체탑에서 내려다 본 시가는 우중충한 맨해튼 거리보다 산뜻하다. 토지수용의 걸림돌이 없으니 시가지가 시원시원하게 조형되었다. 어쩌다 마주친 주민들의 태도가 너무나 순박하다. 그리고 관광버스가 데려다 준 만경대 생가, 원산 부둣가, 현대(現代)에서 잘 다듬어 놓은 금강산 등산로, 현지호텔, 개성의 유기 놋그릇의 15첩 정갈하고 깔끔한 한식, 더구나 한국말이 통하는 '외국' 관광이니 한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봐도 좋을 곳이기는 하다. 7박8일 일정의 관광은 화려한 동전의 앞면만 보고 올 수 있다. 필자는 조금 더 체류 날짜가 길어 '평양 공화국'을 벗어나 깊은 산중 사찰탐방에서 그곳의 중소 도시, 시골길을 지나치며 깊은 속살을 유추하여 볼 수 있었다. 그곳의 낙후한 풍경을 묘사하면 흉 보는 것처럼 치사한 일이고 또 언젠가는 남한이 보듬어야 할 조국의 일부를 헐뜯고 싶진 않다. 한 가지 부연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은 도농(都農)의 차이가 없다.

7박8일의 짧은 일정은 북한의 허상을 보고 왔지 실상은 지나치고 온 셈이다. 새해 들어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파의 주장처럼 북폭이 될지 아니면 김정은이 항복을 할지 예상치 못했던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 한인이면 마음 조리고 기다려진다.


윤봉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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