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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장애인 가족 역량 강화 위한 학부모 지원센터

CIDA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을 위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CIDA에서 장애인 학부모들을 위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가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학벌과 재력으로 무장한 상류층 부모들이 그들만의 굳건한 커뮤니티 안에 살면서 자녀들에게도 자신과 동일한 부와 지위를 대물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자녀 교육과 대학 입시에 올인하는 내용이다. 비지상파 프로그램으로는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다는데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계층 간 갈등, 입시 문제, 과도한 사교육 열기 등 드라마가 그려내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 열정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일부(?)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비정상적인 참견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 교육에 관한 부모의 올바른 관심과 참여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다.

학부모 교육 참여-혜택과 권리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경우, 자녀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고, 자존감과 동기부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학교의 출석률과 숙제 완성도, 졸업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부모의 경우에는 자녀와의 상호작용이 늘어나고, 자녀의 학교에 대한 인식과 자아효능감이 좋아지며, 필요한 자료나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면 부모의 교육 참여는 더욱 중요한 일이다. 특수교육의 기본은 각 학생들마다 개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IEP: 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을 계획하여, 차별화된 교육법 (Differentiated Instruction)을 적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개개인이 특별하고, 그 특별한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부모이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의 결정 과정에 부모가 참여하는 것은 미국 연방법에 보장된 권리이기도 하다. 2004년에 개정된 미국 장애인 교육법 (IDEA: 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Education Act)에 따르면 부모는 장애를 가진 자녀의 교육적 의사결정 과정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자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로서의 부모'는 자녀를 위한 개별화 교육 프로그램(IEP)의 개발에 학교의 다른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중요한 의사 결정자로서 협력하기를 요청 받아야 하는 것이다.

비영어권 학부모 장애물들

그러나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부모들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언어와 문화가 다른 비영어권 학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학교와 협력하는 데 있어서 자신이 '의미있는 참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녀 교육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학교 전문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어권 학부모들이 학교의 교육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여러가지일 것이다. 영어로 인한 의사소통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부모가 아이들을 훈육하는 방식이나 교육적인 가치가 미국 학교의 교사와 서로 다른 데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도 있고, 비영어권 학부모들이 미국의 교육 정책이나 학교 시스템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학교에 있는 교육 관계자들이 언어적, 문화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부모들을 이해하고 대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도 이미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언어적 장벽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히는 것은 아무래도 언어적인 장벽이다. 비영어권 학부모들은 영어를 능숙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교사와 의사소통하는 것을 기피하게 되거나, 양방형 의사소통을 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학교의 이야기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종종 보고된다. 자녀의 교육에 관한 중요한 문서들도 전체적인 내용은 이해를 하더라도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를 가진 부모들이 회의에서 소극적이 되기도 한다.

뉴욕시의 공립학교들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관해 의사소통을 원할 경우, 무료로 통역과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번역 및 통역 서비스에 관한 요청은, 부모의 권리 및 책임장전(Bill of Parents Rights and Responsibilities)에 명시된 권리이지만 부모가 요구하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되어 서비스를 받지 못했거나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다면 311 번으로 전화를 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 역시 학부모들의 권리이다.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서 사회가 비영어권 학부모들의 요구를 듣게되고 서비스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9월부터는 뉴욕시 교육청에서 시범적인 번역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는 학부모가 자녀의 개별화 교육프로그램(IEP)이나 특수교육 서비스 정보가 담긴 문서가 자신의 모국어로 번역되도록 요청할 경우 뉴욕시 교육청 안에 있는 번역 담당 부서에서 직접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9월부터 시작되는 서비스의 대상은 브롱스의 9학군, 퀸즈의 24학군, 그리고 75학군이다.

▶정보와 자료의 부족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겪는 또 다른 어려움 중의 하나는 미국의 법이나 교육정책, 학교 시스템 등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와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언어의 장벽이 없어졌다고 해서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부모가 기본적인 배경 지식과 정보를 알지 못하면 영어를 알아듣는다고 해도 제대로 이해하거나 기억하는데 한계가 있고, 온갖 종류의 전문 용어와 줄임말들 (acronyms)은 또 다른 외국어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보다 더 중요한 점은 정보의 부족은 단순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파워와 권리 옹호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법으로 보장된 장애인과 그 가족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면 당당하게 요구할 수가 없고, 특수교육의 시스템과 절차를 알지 못하면 마냥 기다려야 하거나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되며, 내 자녀에게 이용 가능한 서비스나 자원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면 자녀를 가장 잘 아는 부모라고 해도 다른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나 역량 안에 갇히기 쉽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CIDA 부모 교육 세미나

CIDA(Community Inclusion & Development Alliance)는 한인 사회로는 유일하게 미국 연방 교육부 산하 특수교육 사무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학부모 지원센터 (CPRC: Community and Parent Resource Center)이다. 언어적,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지원들을 제공하기 위해 CIDA 는 매월 정기적으로 부모 교육 세미나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별히 올해 2월부터는 집에서도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패밀리 교육프로그램도 시작하게 된다. 이 외에도 CIDA는 장애 학생의 권리 옹호를 위해 뉴욕시 교육청과 롱아일랜드 학군들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1:1 부모 상담 서비스(718- 224-8197)와 특수교육에 관련된 중요 자료들을 한국어로 번역(www.cidainfo.com/ko)하여 제공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는 더 많은 역할을 요구받게 된다. 학부모로서 뿐만 아니라, 자녀의 대화 상대로서, 권리옹호를 위한 변호인으로서, 교육자로서, 인생의 동반자로서 점점 더 그 역할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걸어갈 수 있다. 부모가 스스로의 권리를 인식하고 역량을 강화시킬 때, 부모는 자녀의 교육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미있는 참여자와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CIDA는 그런 부모님들의 걸음들을 응원하며 함께 걷기를 소망한다.


김지영 / CIDA Education Speci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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