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렌트 싼 곳으로 이사 엄두도 못 낸다
중개료·수수료 '목돈' 부담
소득증명 등 조건도 발목
중산층도 렌트 상승에 허덕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렌트에 뉴욕시 아파트 세입자들은 서럽다. 특히 김씨처럼 금융위기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 정착한 20~30대 젊은이들의 아파트 구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달 맨해튼 지역 중간렌트는 338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올라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퀸즈 지역은 비교적 렌트가 저렴한 1베드룸 공급이 늘어나면서 중간렌트는 지난해보다 12.4% 하락한 2597달러였지만 스퀘어피트당 렌트는 43.6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올랐다.
◆ 비싸고 까다롭다=김씨가 살고 있는 스튜디오의 한달 렌트는 2000달러가 조금 안 된다. 맨해튼을 떠나 좀 더 저렴하고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이사를 희망했던 서니사이드나 플러싱 지역 1베드룸 렌트도 1700~2000달러로 지금 사는 곳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좀 더 큰 집에 살 수 있다면 이사를 하는 것이 맞지만 문제는 이사할 때 필요한 각종 서류와 비용이다.
현재 뉴욕시의 많은 아파트들이 신규 입주 희망자에게 높은 신용점수는 물론 연소득이 한달 렌트의 40배 이상임을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한 달치 렌트와 보증금 브로커 비용 아파트 입주 신청서 수수료 등을 더하면 월 2000달러짜리 아파트에 입주하는 데 6000달러가 넘는 돈이 필요하다.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브로커 비용은 지역마다 다르다. 퀸즈 지역이 한 달치 렌트고 맨해튼은 1년 렌트의 15% 정도가 수수료다. 1.8개월치 렌트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셈. 브루클린은 1.4개월치에 해당하는 12%를 브로커 비용으로 청구한다.
◆ 중산층도 렌트 내기 힘들다=하버드대는 22일 전국 주택시장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뉴욕.뉴저지.펜실베이니아주 메트로지역 세입자 가운데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로 지출하는 비율은 52.6%에 달했다. 또 절반 이상을 지출하는 비율도 30.3%로 조사됐다. 이 지역 가구당 중간소득은 4만 달러이며 월 중간렌트는 1230달러다. 반면 주택소유주의 경우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비율은 38.4% 50% 이상 지출하는 비율은 18.4%로 비교적 낮았다.
비싼 렌트 때문에 세입자들이 빠듯한 살림살이를 하는 것은 뉴욕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고서는 렌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도시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소득 대비 렌트 지출이 30%를 넘는 가구를 주거비 부담이 큰 가구로 분류하고 전국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소득대비 렌트 지출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소득대비 렌트 지출이 30%를 넘는 가구는 전체의 49%였다. 또 연소득 4만5000~7만5000달러인 중산층의 20%정도가 이에 해당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대니얼 매큐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이제는 소득이 높은 세입자들 사이에서도 렌트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그라미 기자
kim.ram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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