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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렌트 싼 곳으로 이사 엄두도 못 낸다

중개료·수수료 '목돈' 부담
소득증명 등 조건도 발목
중산층도 렌트 상승에 허덕

#. 맨해튼의 작은 스튜디오에 사는 30대 한인 김모씨는 고민에 빠졌다. 기다렸던 아내의 임신 소식에 기뻤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앞섰다. 둘이 살기도 좁은 스튜디오에서 아이를 키우기 힘들 것 같아 이사할 곳을 알아봤지만 훌쩍 뛴 렌트와 각종 비용이 큰 부담이 됐다. 그는 "1베드룸 아파트를 찾고 있는데 맨해튼 100스트릿 기준 남쪽으로는 아예 포기했다. 서니사이드나 플러싱 쪽도 3~4년 전과 달리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여기에 부동산 브로커 중개료와 이사 비용까지 더하면 수천 달러가 들어 이사 자체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렌트에 뉴욕시 아파트 세입자들은 서럽다. 특히 김씨처럼 금융위기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 정착한 20~30대 젊은이들의 아파트 구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달 맨해튼 지역 중간렌트는 338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올라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퀸즈 지역은 비교적 렌트가 저렴한 1베드룸 공급이 늘어나면서 중간렌트는 지난해보다 12.4% 하락한 2597달러였지만 스퀘어피트당 렌트는 43.6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올랐다.

비싸고 까다롭다=김씨가 살고 있는 스튜디오의 한달 렌트는 2000달러가 조금 안 된다. 맨해튼을 떠나 좀 더 저렴하고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이사를 희망했던 서니사이드나 플러싱 지역 1베드룸 렌트도 1700~2000달러로 지금 사는 곳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좀 더 큰 집에 살 수 있다면 이사를 하는 것이 맞지만 문제는 이사할 때 필요한 각종 서류와 비용이다.

현재 뉴욕시의 많은 아파트들이 신규 입주 희망자에게 높은 신용점수는 물론 연소득이 한달 렌트의 40배 이상임을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한 달치 렌트와 보증금 브로커 비용 아파트 입주 신청서 수수료 등을 더하면 월 2000달러짜리 아파트에 입주하는 데 6000달러가 넘는 돈이 필요하다.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브로커 비용은 지역마다 다르다. 퀸즈 지역이 한 달치 렌트고 맨해튼은 1년 렌트의 15% 정도가 수수료다. 1.8개월치 렌트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셈. 브루클린은 1.4개월치에 해당하는 12%를 브로커 비용으로 청구한다.

중산층도 렌트 내기 힘들다=하버드대는 22일 전국 주택시장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뉴욕.뉴저지.펜실베이니아주 메트로지역 세입자 가운데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로 지출하는 비율은 52.6%에 달했다. 또 절반 이상을 지출하는 비율도 30.3%로 조사됐다. 이 지역 가구당 중간소득은 4만 달러이며 월 중간렌트는 1230달러다. 반면 주택소유주의 경우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비율은 38.4% 50% 이상 지출하는 비율은 18.4%로 비교적 낮았다.

비싼 렌트 때문에 세입자들이 빠듯한 살림살이를 하는 것은 뉴욕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고서는 렌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도시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소득 대비 렌트 지출이 30%를 넘는 가구를 주거비 부담이 큰 가구로 분류하고 전국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소득대비 렌트 지출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소득대비 렌트 지출이 30%를 넘는 가구는 전체의 49%였다. 또 연소득 4만5000~7만5000달러인 중산층의 20%정도가 이에 해당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대니얼 매큐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이제는 소득이 높은 세입자들 사이에서도 렌트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그라미 기자

kim.ram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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