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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통 큰 외교 펼치면 리커창은 뒤에 가서 계산

시, 남미 250억 달러 투자기금 약속
리, 실무작업 위해 18일 순방 나서
시 주석 1인 권력 집중 따른 변화

후진타오·원자바오 투톱 체제 땐
해외 행사·방문지 조율해서 나눠


리커창 중국 총리가 오는 18일부터 브라질.콜롬비아 등 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선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7월 브라질을 방문해 2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기금을 약속한 바 있다. 흔히 미국의 안방으로 인식되고 있는 중남미에 중국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시진핑 체제 이후 나타난 중국 외교의 새로운 패턴이 보인다. 리 총리는 이번 방문길에서 지난해 시 주석이 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방문 때 중남미 인프라 투자기금 설치와 함께 남미대륙횡단철도 건설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한 후속 작업을 리 총리가 맡게 되는 셈이다.

시 주석이 먼저 가 큰 그림을 그리고 난 뒤 리 총리가 뒤따라가 이를 다지는 패턴은 다른 지역에서도 몇 차례 반복됐다. 지난해 3월 시 주석이 먼저 독일에 가 '전방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합의한 뒤 7개월 만에 다시 리 총리가 찾아가 투자협정 체결 등 세부 사항을 마무리지었다. 최근 중국이 큰 공을 들이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은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에서 신 실크로드 구상을 먼저 발표하면서 통 큰 협력을 다짐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12월 인프라와 에너지 등 이를 구체화한 경제협력 방안에 서명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절묘한 역할 분담으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시 주석이 접대하면 결제는 리 총리의 몫이란 얘기가 중국 관리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전한 게 그 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을 창립한다고 발표하는 등 시 주석이 외교 무대에서 '큰 손'을 과시하고 나면 대규모 재정 부담을 안고 해결하는 건 리 총리가 이끄는 국무원의 몫으로 남는다는 얘기다. 이 소식통은 "시 주석의 권력이 너무 세다 보니 리 총리는 실무형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양상은 전임 후진타오 체제 때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간에 해외 방문 행선지와 다자회의 참가를 놓고 상호 조율이 있었다. 미국과 같은 중요 국가는 예외로 하더라도 아프리카.동남아 등의 국가는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권력 서열 2위였던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이 방문 지역을 나눠 돌았다.

주요 공관장들을 불러들인 가운데 수년에 한 차례 열리는 중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외사공작회의의 진행 모습만 봐도 차이가 있다. 지난해 11월의 외사공작회의에선 시 주석이 연설을 하고 리 총리는 별도의 연설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8월에 열린 같은 회의에서는 후 주석과 원 총리가 모두 연설을 했다. 이런 현상은 외교 분야에서 리 총리가 차지하는 위상이 전임자인 원 전 총리보다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시진핑 시대의 특징인 1인 권력 집중 현상이 외교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중국은 이미 남미지역에서 일대일로와 유사한 정책을 시행 중이며 이로 인해 미국의 남미 정책이 엄중한 도전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칭화-카네기 글로벌정책센터 천마오슈 연구원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학술 세미나에서 "일대일로에는 남미 지역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중국은 에너지와 기초시설 부문에서 이미 역내에 융자와 투자를 하는 등 일대일로와 매우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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