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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물 최지숙 목사 1주기 작은음악회

백혈병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아름다운 삶의 향기로 주변에 진한 감동을 전한 ‘깊은물 최지숙 목사’를 추모하는 작은 음악회가 지난 20일 열렸다.

남은 벗들이 그 길에 함께 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작은 음악회는 고인이 생전에 자주 찾았던 헨리 나우헨 신부의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채플에서 막을 올렸다.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남편 오동성 목사를 만나 97년 가정을 꾸린 최 목사는 2004년 토론토로 이민, 유학생 공동체 예가(삶을 예술로 가꾸는 가족)와 그레이스힐 교회에서 사역하다 2007년 가을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골수이식으로 한때 안정을 찾았으나, 2009년 2월28일 다시 중환자실에 입원해 3월24일 생을 마감했다.

이날 음악회는 장로회신학대학 동기인 강창구 목사(평안장로교회)와 음악사역 조상두 목사, 유학 중인 오광철 목사 등과 최 목사 생전에 깊은 교제를 나눈 친구들이 순서를 맡았다.



무엇이든 포용하고 주변과 쉽게 하나가 되며, 부드럽지만 바위도 뚫는 외유내강의 아름다움을 지닌 ‘깊은물’ 최 목사의 삶을 소개하는 틈틈이 현악 3중주, 독창, 첼로, 클라리넷, 섹소폰, 피아노, 플룻 등의 음악이 연주됐다.

아내를 떠나보낸 후 남편 오 목사가 만남부터 결혼, 백혈병 투병과 소천까지의 과정을 정리한 ‘사랑의 기적, 이별의 기적’ 책에서 최 목사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단편적인 글 몇 가지를 발췌해 본다.

▲20여년간 매년 새해에 구체적인 보물지도를 그리고 꿈꾼 것들이 이뤄진 것을 연말에 돌아보며 행복해 했다. 아픈 중에도 아들 한결이의 보물지도까지 수첩에 꼼꼼히 적어놓은 좋은 엄마였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시간에 감사하고 자족하며 순종하는 유연한 삶을 살았다. 유머가 있는 여유와 틈새 안에 삶을 예술로 가꾸는 비결이 있다고 믿었다.

▲백혈병까지도 감사하며 나에게 맡겨진 배역과 역할에 충실했다. 행복하게 사는 비결, 최고의 영성을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최 목사는 자기 역할에 충실한 삶의 예술가였다.

▲항상 긍정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어떤 환경에서든 삶을 100% 만나려고 노력했다. ‘지금 아니면 나중은 없다(Now, or Never)’는 철학으로 함께 있는 이들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마지막처럼 후회없는 하루를 살려고 노력했다.

오 목사는 “한 해가 지나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 안에 살아서 부활하고, 우리가 그 남은 길을 함께 가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서 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깊은물 최지숙 목사가 정말 바라는 바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추모 블로그: http://blog.naver.com/momoryofmul 예가 홈페이지: http://sanmul.net/art

(오미자 기자 michelle@joongang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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