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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연변·평양과기대 김진경 총장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차세대 리더를 양육하는 교육가’

1992년 설립한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YST)에 2009년 9월 준공한 평양과학기술대학(PUST)의 운영책임을 맡은 김진경 총장의 감춰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문답으로 살펴본다. 6일(토) 기자회견과 7일(일) 한국어권연합집회에서 김 총장이 밝힌 이야기들과 작년 10월 독일의 월간 ‘포츈(Fortune)’과 가진 인터뷰 기사를 참조해 재구성했다.

-중국과 북한에서 활동한지 벌써 23년째다. 김 총장의 나이는 몇일까.
▲내가 사양하는 질문 두 가지가 나이와 고향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15살이었다. 정확한 숫자는 계산하지 말라(웃음).

-공산국가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6.25 전쟁 5일 후에 군에 지원했는데, 나이가 어리다고 거절당했다. 손가락을 깨물어 ‘애국’이라는 혈서를 쓰자 받아줬다. 대한민국 육군에서 군번이 있는 최연소 군인이었다. 이후 학도병들은 군번이 없다. 전우 800명 중 1952년 17명만 살아남았다. 전장에서 수많은 전우를 잃은 후 미군 목사가 건네준 요한복음(3장16절)을 읽고 하나님의 사랑을 믿게 됐다. 살려만 주신다면 남한의 적인 중국과 북한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고 하나님께 약속했다.



-신학교를 졸업하신 것으로 들었다.
▲전쟁 후 고등학교에 다니며 교회를 다녔다. 그런데 도무지 예수님의 부활이 믿어지지 않았다. 고민하며 창세기 1장을 읽던 중 ‘우리(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말씀에 “하나님은 절대 나를 포기하지 못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독생자 예수를 몸값으로 한 나의 ‘생명가치’는 얼마나 큰가. 1970년 대 초 스위스를 거쳐 1972년 영국 복음주의 신학교를 졸업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하셨는데.
▲서울에서 택시회사를 운영하며 번 돈으로 1976년 플로리다 펜사콜라(Pensacola)로 이민을 떠났다. 그곳에서 가발사업으로 성공한 후 1980년대 의류점을 열고 후에 펜사콜라의 여성화 체인점을 매입해 성공적으로 확장했다.

-사업이 한창 성공가도를 달릴 때 중국으로 떠나신 이유는.
▲1986년 하버드대학 세미나 참석한 중국사회과학원장이 나를 인재양성 교수로 초빙했다. 소명을 따를 때가 왔다가 생각했다. 중국 북경에서 조선족 대학생 27명과 성경공부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YUST의 첫 걸음이었다. 1988년 연변조선족 자치주에 투자 의향서를 제출하고, 이듬해 대학건설 기공식을 가진 후 1992년 중국 최초의 중외합작 대학인 YUST가 출범했다. 미국 저택에서의 생활보다 YUST 기숙사의 방 두 칸짜리 총장공관이 훨씬 더 행복하다.

-북한에서 간첩혐의로 체포돼 40일간 투옥되셨는데.
▲YUST 총장으로 일하며 북한에 10년간 식량을 지원했는데, 1998년 극심한 기근으로 상황이 어려울 때 평양을 방문했다가 비밀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CIA와 한국 안기부의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사형선고를 받고 ‘드디어 천국에 가는구나’는 마음에 찬송이 절로 나왔다.

유서를 쓰라는 명령에 북한의 의료연구를 위해 내 시신을 평양의과대학에 기증하고, 장기도 이식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국 정부에는 ‘내 죽음에 보복하지 말라. 오해(misunderstanding)로 생긴 일인데, 보복하면 내 죽음이 헛되다’는 유서를 작성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편지 내용에 감동했다는 소식을 나중에 들었다.

-PUST는 북한이 먼저 제안한 것인가.
▲평양 관리들이 YUST를 자주 방문했는데, 2001년 평양에도 선진대학을 설립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해 한국정부의 승인을 얻어 준비과정을 거쳐 2005년 착공식을 가졌다. 세계 각국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공사를 마치고 2009년 9월16일 준공 및 운영총장 임명식을 가졌다.

-PUST 운영총장의 의미가 특별한가.
▲명예총장으로 자문역할에 그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교수의 임명과 대학의 경영 전체를 책임지는 운영총장에 임명됐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기 위해 설립한 PUST가 4월1일 정식으로 개교한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린다.

(오미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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