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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리극단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준비

“한국에서의 감명 그대로”

현재 한국에서 공연 중인 인기 연극.
5년의 긴 공백으로 한인 뇌리에 잊혀져 가던 하누리극단.
고전극만을 공연했던 비전문 연극인의 현대극 도전.
모든 것들이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공연을 준비하는 하누리 극단에게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1989년 창단 초창기부터 극단 하누리를 지켜왔던 단원들에게는 다른 단원들에 비해 더 큰 중압감이 쏟아진다.



창단 멤버로 조명, 음향 등 기술분야 스태프로 시작한 조규남 씨.

‘맹진사댁 경사’에서 맹진사동생, ‘춘향전’에서 변학도 등 조연을 맡아 왔던 그는 이번에는 강태국이라는 세탁소 주인으로 주인공을 맡게 됐지만 사실 빨래 줄처럼 축 늘어져 각각의 옷들과 같은 개성 있는 조연들의 사연을 연결시켜주는 연기다.


그는 “그 동안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라며 잘못도 스스로 합리화 시켰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연극감독(김용각)을 만나 같은 내용, 같은 인물일지라도 수 없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도 배우면서 매우 힘들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나이 들어서 연극의 맛을 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극을 준비하며 모든 것이 다 새로워 이전과 달리 너무 어려워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우려도 했지만 밴쿠버 한인들의 수준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보여야 한다는 각오로 새롭게 마음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10대의 나이로 잠깐 춤만 선보이러 갔다가 하누리의 창단멤버가 된 정훈희 씨.

극단 하누리의 최초의 작품이 된 ‘무녀도’에 남자 어린이 배역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춘향전’의 춘향, ‘맹진사댁 경사’의 여주인공 입분이 등 주연배역을 맡아온 그녀.

그녀는 “5년의 공백을 가지려고 한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하고 “매번 연극공연이 끝나고 나면 모든 에너지가 다 고갈되고 생업에도 지장이 있어 2년에 한 번씩 올리는 것이 적당했는데 이번에는 좀 길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 동안 고전극만 해 왔다가 이번에 현대창작극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그녀는 “밴쿠버 한인들이 고전극은 다 알고 쉽게 접했던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좀 낯설 수도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 동안 고전극만 해와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 매일 기사로 올라 오는 현재 공연 중인 연극이라 비교가 될까 걱정이 된다는 그녀는 “그래도 이번에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결코 한국의 원 극단보다 뒤지지 않으며 또 고전극 이상으로 밴쿠버의 구세대와 신세대에게 의미 있는 내용도 전달 하는 연극이라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극단하누리가 과거 유일한 밴쿠버 한인사회의 엔터테인먼트 단체였는데 최근 많은 한인 엔터테인먼트 단체가 생긴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하였다.


그녀는 “고전극을 벗어나 하누리가 한 단계 상승한 것처럼 한인사회의 문화적 역량도 한 단계 상승했고 또 서로 공조하면서 더 큰 기회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극단 하누리의 대모인 황순자 씨도 초창기 멤버로 이번 연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녀는 “조금은 코믹하고 그러면서 교훈적 메시지도 던져 주는 연극으로 이전보다 참 많이 힘들다”고 말하고 “연습을 많이 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다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소녀엄마와 미세스 허 등 1인 2역을 하는 그녀는 “5년 공백이 있었지만 강력한 지도자로 인해 연극의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새 안목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신구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이번 연극에 대해 많은 한인 가족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10월 27-29일 버나비 세볼특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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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혼탁한 세상 한가운데 자리잡은 허름한 오아시스세탁소…
그곳엔 아버지의 대를 이어 30년째 세탁소를 고집해온 강태국이 있다.


오아시스세탁소에 걸려있는 수백 벌의 옷들 하나하나에는 소시민의 삶이 담겨있다.


어리숙한 광대 세탁배달부 염소팔...40년 전에 어머니가 맡겼던 세탁물을 찾아 희망을 갖게 되는 어느 불효자.. 멀쩡한 옷을 찢고, 문양 넣는 신세대 여학생...명품 매니아족 나가요 아가씨...

그럴듯한 무대의상을 빌리고자 하는 가난한 연극배우 등...
코믹한 에피소드와 웃음을 가지고, 다양한 소시민들이 오아시스 세탁소를 거쳐가며, 그들의 일상과 삶을 세탁소에 맡겨놓는다.
소시민들이 맡긴 옷 한 벌 한 벌 마다 옷을 맡긴 그들의 삶과 찌든 때가 진하게 담겨있다.


'사람은 어렵게 살고 있구나, 이 사람은 힘 좀 쓰면서 살고 있구나, 이 사람은 외롭구나...’

30년 세탁쟁이 강태국은, 시치고, 감치고, 단대고, 시접처리하고 옷들만을 세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진짜 세탁해야 되는 것은 말이야 옷이 아니야, 바로 이 옷들의 주인 마음이다’라며 사람의 마음까지도 다려낸다.

죽어가는 어머니의 ‘세탁’이란 말 한마디에 엄청난 유산이 세탁소에 맡겨진 빨래 속에 있다고 믿는 가족들은 세탁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찾는 사람에게 재산의 반을 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어 강태국의 가족까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야심한 밤… 욕심 많은 사람들의 습격작전으로 수백 벌의 옷들 사이로 오아시스세탁소는 아수라장이 되어가는데...

표영태 기자
◆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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