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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의 새 교회들

다운타운에서 시카고 강의 남쪽 지류를 따라 조금 내려간 곳에 브리켓(Briget) 성당이 세워진 것은 1854년경이었습니다. 31번가 근처가 아일랜드계 이민자들 교구의 중심이라는 것을 의미하였습니다. 시카고에 급증한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의 절반 이상이 비숙련 노동자였고 운하공사와 철도공사에 참여하면서 시카고에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다운타운의 성 패트릭 성당과 함께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의 영적인 집이 되었습니다. 익숙한 아일랜드의 음악, 예배, 사제들과 함께 이민자들의 과거와 미래가 함께하였습니다. 1850년에 6,000명 정도였던 이민인구가 20년 뒤에는 7만명을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시카고의 두 교구는 아일랜드계 이민 사회의 성장을 상징하였습니다.

1820년대부터 아일랜드에서는 인구과잉과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미국을 찾는 사람이 늘어갔습니다. 북아일랜드의 런던데리에서 미국의 보스턴에 이르는 정기 항로도 이주를 쉽게 했습니다. 1845년부터 1853년까지 대기근이라고 불리우는 감자 흉년이 덮쳤습니다. 이 감자 역병으로 인해 약 100만명의 인구가 죽고, 또 다른 100만명이 미국이민을 선택했습니다. 이 기간에 아일랜드의 인구가 20% 이상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을 선택했던 이민자들은 대부분 노동자로 일했고 부녀자들은 가정부나 세탁에 종사했습니다. 이민 과정에서 얻은 빚을 갚기 위해 대부분 처음 몇 년은 계약 노동자로 일했는데 그 삶이 아프리카에서 온 노예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들의 수고로 미국의 첫 대륙횡단 철도도 완성되었고, 운하를 통한 수송체계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대규모 이민은 미국의 종교지형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은 자연히 미국에서도 천주교 신앙을 지키고, 교회를 세우며, 자신들의 교구를 형성해 갔습니다.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톤 등 주요 도시에서 천주교회와 사제의 숫자가 늘어갔습니다. 그 이전까지 개신교의 나라 미국에서 천주교회는 보이지 않는 개인적 종교였지만 점차 도시 대중들이 모이는 종교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초기 미국 역사에 천주교를 뿌리내리게 한 바탕은 메릴랜드였습니다. 첫 지사였던 칼버트(Calvert)경이나 천주교 사제 세실(Cecil)은 개신교인들로 둘러싸인 신대륙에서 종교적 관용과 자유를 지향했습니다. 천주교는 사적인 종교이고, 천주교인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종교에 대해 말하거나 토론하기를 피하는 전통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민자들은 사전에 이런 경고를 받고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미국의 독립 당시 천주교인들은 인구의 1%도 되지 않았고, 2만명 정도의 교인들이 넓은 지역에 퍼져있는데도 겨우 34명이 사제가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벽돌과 통나무 집이 성당이 되어야 했고, 엄마들이 예전과 교육을 지켜나가야 하는 가정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소수 개신교 종파가 박해 받던 유럽대륙과는 정반대의 입장이 되었습니다.

1800년대 중반의 아일랜드계 대규모 이민 증가는 이민인구의 구성과 도시환경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물론 자신들의 교구를 세우고, 민족적으로 특화된 예배와 축제, 또한 민족적 교구를 중심으로 하는 이민사회를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론과 원칙이 아닌 이민의 변화로 미국교회의 다양성을 이루었고, 이후 세대의 이민교회들의 밑그림이 되었습니다.

1970년대부터 늘어간 한인교회의 모습도 다른 듯 같은 점이 많네요. 우리 다음세대도 한인 이민교회들이 미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교회사 박사, McCormick Seminary]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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