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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묏버들가(歌)

묏버들가(歌)

홍랑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곧 나거든

나인가도 여기소서

-오씨장전사본

죽음으로도 못 가른 사랑

고죽 최경창(1539~1583)이 북평사로 제수되어 함경도 경성으로 가다가 자신의 시를 읊는 관기 홍랑을 만난다. 둘은 꿈같은 시간을 보냈으나 최경창의 관직이 바뀌어 한양으로 떠나게 되자 홍랑은 함경도 주민이 넘을 수 없는 쌍성까지 따라와 작별을 하고 돌아갔다.

최경창이 병석에 누웠다는 말을 듣자 즉일로 떠나 걸어 7주야 만에 한양까지 와 극진히 간호하나 국상 중에 함경도 기생과 살림을 차렸다고 조정에 알려져 최경창은 파직되고 홍랑은 홍원으로 돌아갔다.

헤어지며 고죽이 홍랑에게 준 시 한 편.

相看脈脈贈幽蘭(상간맥맥증유란)

서로를 애처로이 바라보다 난을 준다

此去天涯幾日還(차거천애기일환)

이제 가면 하늘 끝 언제 또 오나

莫唱咸關舊時曲(막창함관구시곡)

옛 함관령 그 노래 부르지 마오

至今雲雨暗靑山(지금운우암청산)

지금은 비구름 속 어두운 청산

-홍랑에게 주는 시

최경창이 45세를 일기로 사망하자 홍랑은 스스로 용모를 훼손하고 3년간 시묘살이 뒤 묘소 근처에서 지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최경창의 글들을 짊어지고 피란길을 전전하다가, 전후 그의 글을 해주 최씨가에 전하고 최경창의 무덤 앞에서 숨지니 조선 중기 최대의 로맨스였다.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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