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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중국 현대사를 시투(장펑이)와 두지(장궈룽), 패왕 항우와 미인 우희의 이야기로 관통하는 이 영화는 추가된 15분의 러닝타임만큼 더 깊은 감정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다시 보면서 마음에 걸리는 장면과 인물이 있다. 바로 샤오쓰(레이한)다. 버려진 아이였던 샤오쓰는 두지가 거둬 키운, 어쩌면 시투와 두지의 아들과도 같은 인물로 역시 경극 배우가 되었다. 이후 문화대혁명 시기 그는 홍위병이 되어 시투와 두지를 비롯한 경극 종사자들을 인민의 적으로 몰아 공격하는 데 가담한다.

이 영화에서 천카이거 감독은 샤오쓰에 자신의 과거를 겹친다. 그가 세계적인 거장이 될 수 있었던 건 영화감독이었던 아버지와 시나리오 작가인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화대혁명 시기 홍위병이 된 그는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아버지를 비판하고 타도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열네 살의 나이에도 내가 아버지를 배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천카이거는 자화상처럼, 시투와 두지를 바라보는 샤오쓰의 얼굴을 굳이 삽입한다. 이것은 무리에 가담하기 위해 아버지를 버렸던 과거에 대한 냉정한 속죄의 얼굴이다.




김형석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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