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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인' 스티브 잡스를 기다리며

최근 ‘젊은’ 단체 소캘K그룹이 주최한 K콘퍼런스 행사에 다녀왔다. 젊은 단체라고 한 이유는 이제 3년밖에 안됐고 구성원들이 모두 젊기 때문이다. 고문인 K교수가 최연장자일 텐데 57세다. 평균 연령은 30세 정도. 소캘K그룹은 북가주의 베이K그룹을 모델로 시작한 남가주 한인 IT와 아트 관련 전문인과 전공자의 조직이다. 회원은 300명, 페이스북 회원은 1000명쯤 된다.



K콘퍼런스 모임은 여느 단체의 행사와 다르지 않았다. 구글을 다니는 프로그래머, 온라인 교육사이트를 성공시킨 그래픽디자이너 등의 키노트 스피커가 나와 강연하고 이어 소그룹으로 모여 창업이나 취직에 관한 패널 토크로 진행됐다. 마지막 모임은 저녁식사를 하며 간단히 ‘네트워킹’을 했다. 창립한 지 얼마 안돼 몇 개 소모임도 만들어졌고 지역별 모임도 태동하는 단계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다. 반이민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하지만 나중에 온 이민자들을 모두 허드렛일이나 하는 사람들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런 인식은 1960년대 이후 이민자들만 그렇게 보는 것도 아니다. 20세기 초 뉴욕의 앨리슨 섬을 통해 입국한 수많은 유럽 이민자들도 막노동부터 시작해서 가정을 꾸렸고 아메리칸 드림을 달성했다.



흥미로운 것은 허드렛일에만 종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민자들이 미국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킨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거의 망명객이었던 독일의 과학자들이 미국의 우주개발을 주도했고 심지어 세계대전을 끝낸 원자폭탄을 만들기도 했다.



만약 빌 게이츠만 있고 스티브 잡스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우리는 아직도 냉장고만 한 컴퓨터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반론이 많을 수도 있지만 시리아 출신 이민자의 버려진 아이인 스티브 잡스가 나름 엉뚱한 생각, 바로 책상마다 컴퓨터를 놓고 사용하게 하겠다는 비전이 있었기에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열렸다. 또한 잡스가 ‘윈도’를 구상했기에 요즘처럼 쉬운 컴퓨터 환경이 이뤄져 대중화에 성공했고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 시장도 열렸다.



또 다른 이민자들도 있다. 바로 구글의 두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다. 이들은 러시아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나 교육 받았다. 이들도 나름의 엉뚱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웹페이지를 자신들의 서버에 복사한 후 이를 인덱싱(찾기 편리하게 순서를 만드는 작업)했다. 시시각각 엄청난 양의 웹페이지가 생성되는데 이것을 모두 복사해서 인덱싱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친 짓’이다. 그런데 이들은 인덱싱으로 검색 결과를 좋게 해서 돈방석에 앉았다. 이들이 특별히 이민자였기에 더 나은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학과 교수였던 이민자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이기기 위해서 남다른 노력을 했고 이를 자녀들이 지켜봤을 것이다.



소캘K그룹의 회원들은 이민자의 후예다. 당장 취업을 하지만 언젠가는 창업에 나설 미래의 창업자들이기도 하다. 최근에 만났던 박사과정 한인 젊은이의 꿈은 그래서 눈에 띈다. 그의 비전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애플 규모 의 IT기업을 세우는 것이다. 미주 한인들 중에 대단한 기업의 창업자가 하나쯤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젊은 소캘K그룹이 잉태하고 있는 비전에 대해 걸어보는 기대다.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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