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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눈과 얼음의 고장…홋카이도로 간다

수많은 영화와 소설의 무대
축제와 빼어난 절경이 매력

어쩌면 이곳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 부조리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홋카이도의 이미지는 몽환적이다. 현실세계가 아닌 영화나 소설 속 세상으로 더 알려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주인공 히로코가 흰눈 속에 누워 있다가 무엇을 결심한 듯 언덕 아래 마을로 서둘러 걸어가는 동안 한번의 커트도 없이 잡아낸 첫 장면의 롱테이크와 함께 "오겡끼데스까?"란 인사말로 유명한 영화 '러브레터', 철도원으로 평생 살아 온 오토 역장이 죽은 딸 유키코와 아내를 그리워하며 회상하는 '철도원' 등 수많은 영화와 소설의 배경이 되어 온 곳이 바로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이다. 연인 끼리도 좋고, 사진작가이거나, 혼행이어도 좋겠다. 늦가을에서 겨울로 성큼 다가선 홋카이도로 간다.

눈과 얼음의 세상, 삿포로

어느 영화에서건 눈으로 시작해서 눈으로 끝나는 섬, 홋카이도의 도청 소재지이자 대표 도시인 삿포로는 연 평균 강설량이 597cm에 이른다. 짧은 여름이 끝나고, 이내 겨울의 문턱에 성큼 다가선 홋카이도는 지금 월동 준비가 한창이다. 내년 5월까지 견뎌내야 할 '설국'의 계절이 다가오는 때문이다. 눈보라로 한치 앞을 분간할 수도 없고, 도로는 언제 통제될 지도 모르지만 황홀한 설경은 모든 불편을 감내하게 만든다.



매년 2월이면 세계 각지에서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삿포로에 몰린다. 내년 1월 30일부터 2월 11일까지 열리는 '삿포로 눈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인데, 오오도리(大通り)공원과 스스키노(すすきの)거리는 거대한 야외 갤러리가 되고, 여행객들은 눈과 얼음이 만든 하얀 세상을 즐긴다. 삿포로의 도심 한가운데를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오오도리 공원은 삿포로의 오아시스나 다름 없다. 계절마다 다양한 축제가 펼쳐진다.

메이지 시대에 건축된 목조 2층 건물인 삿포로시 시계탑과 함께 이곳의 랜드마크로 삿포로 중심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삿포로 TV타워도 인기 명소다.

러브레터의 무대, 오타루

삿포로에서 40여 분이면 도착하는 항구도시인 이곳은 시내와 바다를 이어주는 운하의 고장이기도 하다. 번창했던 메이지 시대를 반추하지만 상당부분 매립되어 지금은 당시 지어진 고색창연한 건물들과 함께 '오타루 유키모노가타리'(오타루 눈이야기), '오타루 유키아카리노미치'(오타루 눈빛 거리) 등 낭만적인 축제의 무대가 되고 있다. 해질녘이면 운하 주변으로 수십 개의 개스등이 불을 밝힌다.

영화 러브레터에서는 히로코가 여자 이츠키를 이곳 운하관에서 만난다. 이츠키가 근무하는 도서관으로 나왔던 해운회사인 일본우선 오타루지점 건물, 시청 건물 등 영화 속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정교하고 섬세한 만듦새에 절로 지갑이 열리는 '오르골당'과 그 앞에 서 있는 증기 시계탑도 볼 만하다. 캐나다 밴쿠버 개스타운(Gastown)에 있는 것을 본 따 만들었는데 매시 정각마다 증기를 뿜어 댄다.

이 외에도 오타루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15분이면 갈 수 있는 '텐구 산'(天狗山)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이르면 시내와 오타루항, 이시카리 만이 눈 앞에 펼쳐진다. 밤이 되면 '홋카이도 3대 야경'으로 꼽히는 야경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예술가가 사랑하는 비에이

마에다 신조는 1970년대를 풍미했던 세계적인 일본 풍경 사진가로 다채로운 작품을 발표했지만, 그 중에서도 이곳 비에이의 언덕을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서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의 갤러리 '타쿠신간'은 비에이의 관광코스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홋카이도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남짓 걸리는 이베이는 인구 채 3만 명이 안되는 시골 마을인데, 한해 방문객이 150만 명에 이른다. 봄부터 가을까지 감자.옥수수.보리.해바라기 등이 윤작되는데, 그 다채로운 색각하며 모양새가 조각천을 이어붙인 것과 같다고 해서 '패치워크 로드'로도 불린다.

당연히 이국적인 설경을 담고자 하는 사진작가들이 겨울 비에이를 찾는다. 담배회사 마일드세븐 광고에 등장한 잎갈나무 군락이 있는 언덕은 아예 '마일드세븐 언덕'으로 불린다.

옥빛 호수와 고요하게 물 속에 서 있는 나무들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묘한 정감을 불러 일으키는 '아오이이케'(푸른 연못), 겨울에는 호수가 얼어붙어 하얀 눈밭으로 변하지만 이 또한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온천수가 쏟아지는 '시로히게노타키'(흰수염 폭포)는 유황성분이 섞인 폭포수가 그대로 얼어붙어 마치 거대한 수염으로 보인대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일본관광청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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